12살 제자에 손댄 체조 코치… '괴물의 노트'가 숨긴 진실을 열었다

  • 등록 2025.06.01 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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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묵살된 성폭행 의혹, 결국 그의 서랍에서 나온 증거로 밝혀졌다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영국 체어리딩 업계의 한 코치가 10여 년에 걸쳐 다수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더선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전직 체어리딩 코치 데이비드 조던(David Jordan)은 12세 소녀를 포함한 최소 14명의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은 한 피해자가 우연히 그의 집 서랍에서 발견한 ‘사적 노트’에 의해 세상에 드러났다. 이 노트에는 피해자들의 이름, 당시 상황, 성적 행위를 묘사한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일부는 소설처럼 구성돼 있었지만 실명을 포함한 점에서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여성은 당시 12세였던 A씨다. 그는 10대 초반 체어리딩 선수로서 데이비드 조던이 운영하던 팀에 소속돼 있었다. 훈련 후 차량에 함께 타는 일이 반복되며 조던은 접근을 시도했고, 몇 달 뒤 성폭행이 시작됐다.

 

A씨는 당시 학교 관계자, 부모, 체육계 인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과도한 상상”, “주의 끌기 위한 말”이라는 반응만 돌아왔다. 심지어 일부 체육관 관계자는 “조던 코치는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며 피해자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수년간 침묵했고, 결국 성인이 되어도 상처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조던의 집에 들렀다가 그의 서랍에서 발견한 문서 하나가 판을 뒤집었다. 문서에는 "나의 소녀들"이라는 제목과 함께 수십 건의 체계적인 접근과 성적 행위가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었다.

 

경찰은 이 문서를 확보한 후 조던을 긴급 체포했고, 14건의 추가 피해자 증언도 이어졌다. 다수는 당시 미성년자였으며, 모두 코치와 선수라는 위계적 관계에 있었다.

 

검찰은 “조던은 오랜 기간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어린 선수들을 조종하고 침묵을 강요했다”며, “그가 직접 쓴 글이야말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만든 최후의 증거”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특정 신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현재 그는 전자발찌 부착과 접근금지 명령도 병행된 채 수감 중이다.

 

영국 체조협회는 “과거에도 경고가 있었으나 처벌이나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구조적 허점을 인정하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스포츠계 전반의 성범죄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남희 기자 in871738@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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