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IPO 열풍…중국 증권사, 외자 밀어내고 중심에 섰다

  • 등록 2025.06.13 17: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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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 기업들 속속 상장…‘국가대표’급 투입에 대형 딜 잇따라 성사

 

 

더지엠뉴스 관리자 기자 | 올해 들어 홍콩증시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격히 살아나며 중국 자본이 주도권을 되찾고 있다.

 

13일 기준, 올해 홍콩 IPO 누적 공모액은 780억 홍콩달러(약 13조9천억 원)를 돌파해 전년 대비 670%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공모금액만으로 이미 2024년 전체 수준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금(中金), 중신(中信), 화태(华泰) 등 대표 중자본 증권사들이 본토 기업을 대거 상장시키며 외국계 IB(투자은행)의 영향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중신증권 관계자는 “올 들어 하루 3~4건의 IPO 실무가 동시에 진행되며 업무량이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거래소 상장 대기 중인 기업은 171곳으로,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홍콩 IPO에 몰리는 주요 기업은 A주 상장기업 및 대형 민간기업이다.

 

현재 해천미업, 안계식품, 삼화지공, 백리천항 등 5개사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삼일중공, 세리스 등 18개사는 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닭고기 기업 목원, 반도체 설계 기업 웨이얼(韦尔)도 H주 상장 계획을 공시한 상태다.

 

이번 상반기 최대 IPO는 배터리 기업 닝더스다이(宁德时代, CATL)다. 총 공모금액은 353억 홍콩달러(약 6조3천억 원)에 달하며, 글로벌 IPO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 딜의 공동 주간사는 중금, 중신건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로, 일부 증권사는 기본 수수료를 0.01%까지 낮췄다. 이는 시가 기준 수억 원대 수수료로, 투자은행 입장에선 사실상 ‘수익보다 존재감’ 확보가 우선된 사례다.

 

상장 열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올해 1~5월 기준, 중자본 증권사들은 전체 IPO 주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금은 8건으로 시장점유율 29.6%, 화태는 6건으로 22.2%, 조은(招银), 중신도 각각 5건, 4건씩 맡았다.

 

반면 외국계 IB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각각 3건, 시티와 메릴린치가 2건에 그쳤다.

 

홍콩에서 중자본 증권사의 부상은 본토 기업의 수요 맞춤형 전략이 배경이다.

 

국금증권 관계자는 “본토 기업의 사업모델, 문화, 규제에 대한 이해도는 중국계 증권사들이 훨씬 높다”며 “A+H 이중 상장, 빠른 실무 속도, 유연한 인력 운용 등에서 뚜렷한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광발증권은 자체적으로 홍콩 팀을 재편했고, 국금증권은 A주 상장 경험자 위주로 6호 라이선스(IPO 주관 업무 자격)를 보유한 실무진을 홍콩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특히 닝더스다이 상장은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인식된다.

 

공동 주관사인 중금에 따르면, 기초투자자(코너스톤) 모집 과정에서만 쿠웨이트 투자청, UBS, 하이퉁, 고링 등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21곳이 몰렸고, 주문 규모는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넘겼다.

 

이는 단순 자금조달을 넘는 전략적 의미로 해석된다.

 

CATL은 조달 자금의 90%를 헝가리 초대형 공장 건설에 투입할 예정으로, 이는 본토 기업의 유럽 전략과 맞물린 ‘글로벌 자산 운용 플랫폼 구축’의 일환이다.

 

홍콩거래소의 제도 개편도 상장 열기를 키우고 있다.

 

2025년부터 새롭게 도입된 ‘가격 책정 메커니즘’은 일반청약자 비중을 25% 이하로 낮추고 기관 배정 물량을 늘리도록 설계됐다.

 

닝더스다이 청약에서는 개인 청약자 배정비율이 단 7.5%에 불과했고, 전체 청약倍率는 1,000배를 넘겼다. 이에 따라 최근 인기 종목 청약은 ‘한 주도 받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홍콩이 중국 자산의 해외 연결 통로로서 유일무이한 역할을 하며, 구조적 이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한다.

 

다만 일부 IB 관계자는 “시장 수요에 비해 홍콩증시의 유동성 여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재 수준의 IPO 밀도는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 본토 증권사와 대형 민간기업의 전략적 홍콩 진출은 계속될 전망이다.

 

구태경 기자 goo832791@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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