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과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상원 초당파 대표단 회동을 열고 인공지능(AI) 협력과 정상회담 조율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재차 못 박으면서도 AI 글로벌 거버넌스와 위험 통제 분야에서는 美와의 협력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뒀다.
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스티브 데인스 미국 상원의원이 이끄는 초당파 대표단을 만나 양국 정상 간 합의 이행과 고위급 교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절대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 의회가 양국 협력의 큰 틀에서 신중하게 중국 관련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같은 날 대표단과 별도 회동을 가졌다. 자오 위원장은 미국 측에 중국의 발전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하며 더 많은 미국 의원들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은 데인스 대표단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국 상원 초당파 대표단의 방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미국 의원들이 직접 중국의 발전 상황과 산업 변화를 체감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데인스 의원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재집권 이후 이미 한 차례 중국을 방문했으며, 당시에는 미·중 간 관세 갈등과 펜타닐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됐던 시기였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의 핵심이며 중·미 관계 정치적 기반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공동성명을 준수해야만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가능성과 관련해 대만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루비오는 양국 모두 대만해협의 불안정 상황이 자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협력 논의도 급부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과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방중 기간 AI 관련 공식 협의체 출범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협상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대상에는 AI 모델의 예기치 않은 행동, 자율 무기 시스템, 오픈소스 AI를 활용한 비국가 세력 공격 위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부에서는 AI 패권 경쟁이 통제를 벗어난 디지털 군비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태다.
중국 측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외교학원 리하이둥 교수는 미국이 AI를 전략 경쟁 핵심 영역으로 간주하면서도 동시에 글로벌 규범 논의에서는 중국과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협력을 말하면서 동시에 벽을 세우고 있다”며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최근 중국 AI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미국 국무부가 딥시크(DeepSeek) 등 중국 AI 기업에 대한 경계 지침을 전 세계 외교망에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AI 산업의 추격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인공지능 기업 센스타임 연구기관 책임자를 지낸 톈펑은 “딥시크 같은 중국 AI 모델이 이미 여러 핵심 벤치마크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 수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역시 최근 칼럼에서 “인류는 이제 행성 규모로 협력하고 공존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미·중 AI 협력 필요성을 주장했다. 중국 학계에서는 미국 사회 내부에서도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