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정은영 기자 | 스페이스X와 오픈AI의 초대형 기업공개가 미국 증시의 기술주 쏠림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경고가 월가에서 나왔다. 이미 S&P500에서 기술주 비중이 44%를 넘긴 상황에서 자금이 소수 AI 종목으로 더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미국은행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은 최신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와 오픈AI 같은 초대형 IPO가 현실화하면 미국 증시의 기술주 집중도가 역사적 버블 구간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제시한 수치는 48%다. 이는 1920년대 말 대공황 직전의 과열기, 1970년대 니프티 피프티, 1980년대 일본 자산 버블,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의 집중도와 비교되는 수준이다.
현재 미국 증시의 핵심 문제는 상승 종목의 폭이 지나치게 좁다는 점이다. AI 열풍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같은 초대형 기술주로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지수는 오르지만 시장 전체 체력과 괴리가 커졌다는 의미다. 하트넷은 가격 상승세, 개인투자자 과열, 낮아진 변동성을 묶어 "버블 냄새가 짙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스페이스X가 대형 IPO 준비에 들어간 데 이어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경쟁사 앤스로픽보다 먼저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 기대감은 더 커졌다. 문제는 이런 초대형 상장이 시장 분산이 아니라 오히려 특정 종목 쏠림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지수 편입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 기관투자가들은 위험 관리 규정 때문에 이를 온전히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하트넷은 지수 상승이 시장 내부 약세를 가리는 착시도 경고했다. 소비재와 금융처럼 실물경제와 연결된 업종은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는데, 기술주 급등이 지수 전체 강세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표면상 강세장이지만 실제로는 시장 체력이 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 사례도 언급됐다. 사우디 아람코와 메타의 상장은 시장 전체 흐름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일부 초대형 IPO는 강한 정점 신호로 작용했다. 비자와 AIA 상장 이후 9개월에서 12개월 사이 시장이 약세를 보인 사례가 대표적으로 거론됐다.
하트넷은 거품 종료의 핵심 변수로 채권금리 급등을 지목했다. 증시 과열은 결국 금리 상승과 유동성 긴축에서 꺾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미국은행의 최근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도 투자자들의 주식 비중 확대 폭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사실상 한 방향 베팅에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특히 "포지션과 이익 전망이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렸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초대형 IPO 이전에는 위험자산을 줄이려 하지 않겠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아 CPI가 4~5% 구간으로 올라가고 정책 긴축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증시는 지금 AI 성장 서사와 유동성 기대 위에 서 있지만, 월가 내부에서는 이미 과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초대형 IPO가 상승의 연료가 될지, 버블의 방아쇠가 될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