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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6 (목)

AI 전력칩 20곳 줄인상, 7월 가격전쟁 시작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반도체 가격 결정권 흔든다

 

더지엠뉴스 송종환 기자 |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전력 제어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 구간을 바꾸고 있다.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에 이어 전력반도체와 아날로그 칩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수요가 강한 상류 공정 기업의 협상력이 커졌다.

 

29일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아날로그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기업 20곳 안팎이 오는 7월 1일부터 새 가격표를 적용한다. 업계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나눠 가격을 올리는 계단식 조정 양상을 보였고, 일부 업체는 수주잔고와 생산능력 가시성이 함께 높아졌다고 밝혔다. 전력반도체 지수도 이날 오전 장에서 2.80% 상승하며 가격 인상 기대를 반영했다.

 

독일 전력반도체 기업 인피니언(英飞凌·IFX·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은 일부 제품 가격 조정을 고객사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피니언은 에너지, 원재료, 운송 서비스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중국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섰다. 중국 전력반도체 기업 훙웨이커지(宏微科技·688711·상하이증권거래소)는 지난 26일 투자자 교류회에서 올해 3월 IGBT와 MOSFET 관련 제품의 첫 가격 조정을 마쳤고, 최근 두 번째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정 대상은 IGBT 단관과 모듈, 정류 브리지, MOSFET 소자까지 포함됐다.

 

중국 종합 반도체 기업 화룬웨이(华润微·688396·상하이증권거래소)는 지난 2월 1일부터 전 제품군 가격을 10% 올린 뒤 두 번째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회사 측은 5월 말 투자자 교류회에서 생산능력 긴장이 만든 유리한 시기를 활용해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범위를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광저장과 신흥 분야에 쓰이는 MOSFET, IGBT, 3세대 반도체, 모듈 제품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력반도체 기업 양제커지(扬杰科技·300373·선전증권거래소)는 오는 7월 1일부터 전 제품 가격을 10∼15% 올린다. 회사는 상류 칩 웨이퍼, 대종 금속, 패키징 원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하반기 원재료 가격이 다시 크게 오르면서 생산과 경영 압박이 커졌다고 밝혔다. 새 가격은 7월 1일 출하분부터 적용된다.

 

가격 인상 폭은 제품군별로 차이가 크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전용 전원관리 칩, 고압 신호체인 아날로그 칩은 15∼25% 인상 구간에 들어갔다. 산업자동화와 에너지저장용 절연 칩은 10∼15% 수준으로 거론됐고, 재고가 넉넉한 저가 소비재용 제품은 일부 가격을 유지했다.

 

전력반도체 가격 인상은 단순한 원가 전가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 구조 변화와 맞물렸다. AI 서버는 고성능 GPU와 가속기를 대규모로 배치하기 때문에 전력 변환, 전압 제어, 전원관리, 보호 회로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를 크게 늘린다. 전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손실을 줄이느냐가 데이터센터 운영비와 직결되면서 전력칩의 중요성이 커졌다.

 

인피니언은 AI 데이터센터 전원 솔루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 전원 솔루션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투자 계획을 22억유로에서 27억유로로 늘렸다고 밝혔다. 인피니언은 2027회계연도 해당 분야 매출을 약 25억유로, 우리 돈 약 4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미국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德州仪器·TXN·나스닥)도 데이터센터 수요를 실적 성장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하비브 일란 최고경영자는 올해 1분기 실적 회의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이 8개 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성장했고,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와 전력 전송, 항공우주, 국방 분야를 주요 성장 영역으로 언급했다.

 

원가 압박도 가격 인상의 다른 축이다. 연초 첫 가격 조정은 패키징 공정에 들어가는 금과 구리 등 대종 금속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1분기 말 이후 두 번째 가격 조정은 웨이퍼 제조단의 특수가스 공급 부족과 원재료 상승이 겹치며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웨이퍼 대행생산, 패키징 소재, 금속 가격이 함께 올라 업체들이 가격표를 다시 고쳐 쓰는 양상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전력반도체 시장의 제품 구성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소비가전과 일반 산업용 수요가 가격 변동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AI 서버, 고전력 전원공급, 광저장, 에너지저장, 고압 산업제어 제품이 더 높은 가격 인상폭을 만든다. 재고가 많은 저가 제품과 공급이 빠듯한 고성능 전력칩 사이의 가격 격차도 커졌다.

 

화룬웨이 관계자는 AI 분야의 높은 경기와 산력·전력 협동 효과가 광저장과 신흥 분야 제품 수요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생산능력과 주문은 모두 포화 상태에 있고, 미납 주문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문 가시성은 최대 9개월까지 늘어났고, 일부 인기 모델의 미납 주문 주기는 1년을 넘어섰다.

 

중국 증권사들은 전력반도체 가격 인상이 AI 산력 인프라 투자와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국금증권은 AI 산력 클러스터의 전력 소모 급증이 전력 소자 수요를 크게 키웠고, 비용 압박과 결합해 이번 가격 인상의 핵심 논리를 만들었다고 봤다. 중국은 데이터센터와 신에너지, 전력 인프라를 함께 키우는 과정에서 자국 전력반도체 기업의 수주 기반을 넓히고 있다.

 

중국은 IDM 방식으로 설계, 제조, 패키징을 함께 관리하거나 상류 웨이퍼·소재 업체와 강하게 묶인 기업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맞았다. 가격 인상은 저가 제품 위주의 한계 기업에는 부담이지만, 고성능 제품과 안정적 생산능력을 가진 기업에는 마진 방어 수단이 된다. AI 데이터센터, 산업 자동화, 에너지저장, 전기차 전력제어를 동시에 잡은 기업으로 수요가 모이는 구조다.

 

전력반도체 가격 인상은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에 이어 AI 산업의 비용 압력이 어느 구간으로 이동하는지 보여준다. GPU와 고대역폭메모리만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없고,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칩과 모듈이 함께 필요하다. 글로벌 업체 20곳 안팎의 7월 가격 조정은 이 전력 공급망의 가격 결정권이 공급자 쪽으로 기울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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