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정은영 기자 | 중국 AI 대형 모델 사용량이 미국을 9주 연속 앞서며 홍콩 증시의 AI 자금 흐름을 다시 흔들었다. 즈푸의 GLM-5.2 호출량이 일주일 만에 66% 늘자 시장은 중국산 모델의 실사용 확대를 주가에 바로 반영했다.
30일 증권타임스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AI 대형 모델 기업 즈푸(Zhipu·智谱·02513·홍콩거래소)는 이날 오전 장중 11.88%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한때 9700억 홍콩달러(약 190조원)를 넘어섰다. 며칠간 숨을 고르던 홍콩 AI 거래는 즈푸 급등을 계기로 다시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GLM-5.2 사용량 증가와 중국 대형 모델 호출량의 세계 1위 유지가 주가 상승의 핵심 재료로 작용했다.
NBD 데이터에서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전 세계 AI 대형 모델 호출량은 46조7000억 토큰으로 집계됐다. 상장된 AI 대형 모델 가운데 중국의 주간 호출량은 20조3900억 토큰으로 전주보다 8.4% 늘었다. 미국의 주간 호출량은 4조2500억 토큰으로 전주보다 26.22% 줄었고, 중국 대형 모델 호출량은 9주 연속 미국을 제쳤다.
즈푸의 GLM-5.2는 주간 사용량 2조1100억 토큰을 기록하며 순위표 7위로 올라섰다. 전주 대비 증가율은 66%에 달했다. 지난 17일 공식 출시와 오픈소스 공개가 이뤄진 GLM-5.2는 코딩과 장기 작업에 특화된 모델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몇 시간 동안 자율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GLM-5.2는 장기 작업에서 100만 토큰 컨텍스트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FrontierSWE, PostTrainBench, Terminal-Bench 2.1 등 장기 작업과 코드 작업 평가에서 전작 GLM-5.1보다 뚜렷한 성능 개선을 보였다는 설명도 나왔다. 최신 글로벌 대형 모델 지능 지수에서 GLM-5.2는 51점을 받아 오픈소스 모델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익스포넨셜뷰(Exponential View)의 ‘2026년 AI 경제 현황’ 보고서도 중국 AI 모델과 오픈소스 모델의 확산을 짚었다. 오픈라우터(OpenRouter) 데이터에서 구글, 오픈AI, 앤스로픽(Anthropic) 등 미국 기업 모델의 토큰 요청 비중은 2026년 6월 33%로 내려갔다. 전년 같은 기간 72%였던 미국 기업 모델 비중이 크게 낮아지면서 중국산 대형 모델의 가격 경쟁력과 실무 적용성이 해외 사용자 유입 요인으로 거론됐다.
통뉴정보(Tongniu Information·铜牛信息·300895·선전증권거래소)는 오전 거래에서 급등했고, 칭화유니그룹 계열 종목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수곤(Sugon·中科曙光·603019·상하이증권거래소)은 장중 한때 상한가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즈푸에서 시작된 매수세는 컴퓨팅 파워 임대 관련주로 번졌다.
CPO 업종도 최근 큰 변동성을 거친 뒤 다시 반등했다. AI 대형 모델 호출량 증가는 데이터센터 연산 수요와 고속 광통신 장비 수요를 함께 자극한다. 즈푸 한 종목의 급등이 컴퓨팅 임대, CPO, 서버 부품, 반도체 장비까지 이어진 배경에는 모델 사용량이 실제 인프라 수요로 연결된다는 시장 판단이 깔렸다.
딥시크(DeepSeek·深度求索)는 지난 29일 딥시크 V4 공식 버전을 7월 중순 내놓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새 버전에는 기능 최적화와 성능 향상이 포함된다. 공식 출시 뒤에는 API 가격 정책도 조정된다.
딥시크는 리소스 배분 효율과 서비스 안정성 향상을 위해 피크 시간대별 가격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API 사용량이 많은 오전 9시부터 12시, 오후 2시부터 6시에는 일반 가격의 두 배를 적용한다. 대형 모델 기업들이 호출량 확대 이후 비용 구조와 서비스 안정성을 함께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이 가격 정책 변화에서 드러났다.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 및 인공지능 글로벌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WAIC 2026)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린다. 모델 기업, 클라우드 사업자, 반도체 부품·장비 업체가 같은 무대에서 기술 성과와 상업화 성과를 제시할 예정이다. 딥시크 V4 출시 시점도 중국 AI 업계의 대형 행사 일정과 맞물렸다.
국진증권연구원 류가오창은 중국 AI 관련 산업이 협동 효과를 내는 단계에 들어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GLM-5.2가 장기 작업과 코드 작업에서 성능 개선을 보였고, 캠브리콘(Cambricon·寒武纪·688256·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과의 GLM-5 데이0 호환도 확인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중국산 모델과 중국산 컴퓨팅 파워가 같은 생태계 안에서 맞물리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서버 랙과 슈퍼노드 구조에서는 전력관리 부품, 전력반도체, 클럭 칩, BMC, MCU, 센서, 인터페이스 칩이 대량으로 들어간다. AI 시스템이 단일 칩 중심에서 서버와 랙 단위로 커지면서 성숙공정 부품의 사용량과 단가 기여도 함께 높아졌다. GPU, HBM, 첨단 패키징 중심의 AI 투자 논리가 전력·제어·통신 부품으로 확장된 이유다.
AI 서버 한 대가 요구하는 부품은 보드 단위에서 랙 단위, 시스템 단위로 확대됐다. 성숙공정과 특화공정은 AI 시대의 주변 제조 분야가 아니라 전력·제어·통신 부품을 공급하는 핵심 축으로 다시 평가받기 시작했다. 국진증권은 AI 산업 사슬의 투자 논리가 컴퓨팅 칩에서 컴퓨팅 시스템으로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몇 년간 웨이퍼 제조사의 자본 지출은 첨단공정과 첨단 패키징에 집중됐고, 성숙공정 생산능력 확대는 상대적으로 줄었다. 공급 증가 속도가 둔화된 사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전력관리, 전력반도체, 고전압 BCD 공정 수요를 밀어 올렸다. 성숙공정 회복의 동력은 전통 소비자 전자제품보다 AI 인프라에서 나왔다.
8인치 웨이퍼 생산능력 활용률과 파운드리 가격도 반등했다. 성숙한 12인치 공정 역시 해외 제조사의 생산량 감축과 주문 이전으로 수혜를 받기 시작했다. 공급 축소와 AI 인프라 수요 확대가 성숙공정 부품 가격과 가동률을 함께 끌어올렸다.
국내 팹은 수요 검증 단계를 지나 매출과 수익을 보여주는 구간에 들어섰다. 향후 2~3년 동안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질 경우 반도체 설비 업체들은 매출 증가, 평균판매가격 상승, 수익성 개선을 함께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첨단공정 설비 생산량이 늘면서 중국 반도체 장비 시장의 매출과 이익도 함께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AI 산업 사슬의 자금은 대형 모델 기업에서 컴퓨팅 임대, CPO, 성숙공정 부품, 국내 반도체 장비로 이동했다. 즈푸는 이날 오전 장중 11.88% 급등하며 시가총액 9700억 홍콩달러(약 190조원)를 넘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