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조익철 기자 | 중국의 변압기 수출액이 지난해 600억위안을 넘어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해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세계 최대 변압기 생산국인 중국의 수출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KIC중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 변압기 산업은 AI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해외 노후 전력설비 교체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허베이성(河北省) 바오딩(保定)에 위치한 바오볜전기(保变电气) 조립공장에서는 400톤이 넘는 천장 크레인이 변압기 본체를 초대형 유조 탱크 안으로 옮겨 싣는 작업이 진행됐다. 해당 제품은 방글라데시 기업에 인도될 예정이다.
바오볜전기의 해외 수주 증가율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0%를 넘어섰다. 회사는 대형 변압기와 특수 변압기를 앞세워 해외 전력망, 산업시설,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변압기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은 세 가지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해외 노후 전력설비 교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대용량 변압기 수요를 직접적으로 늘리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가 늘어나면 생산된 전기를 송전망에 연결하기 위한 승압 설비와 전력 변환 장비가 필요하다. 해상풍력, 대형 태양광 기지, 신형 전력망 프로젝트가 확대될수록 변압기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AI 데이터센터도 핵심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서버가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 중국의 연산 인프라 전력 사용량은 연평균 10% 이상 늘었다.
전력 소비가 큰 AI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배분과 외부 전력망 연계를 담당하는 변압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해외 노후 전력설비 교체도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해외 전력망에서는 가동 30년을 넘긴 변압기의 고장률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망 안정성과 정전 위험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노후 변압기 교체는 신규 투자와 별개의 필수 수요로 자리 잡고 있다.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 확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변압기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데는 1~2년이 걸리고, 핵심 부품을 생산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는 3~5년이 필요하다. 증설 계획을 추진하더라도 단기간에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이 같은 수급 구조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점진적인 증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물량 확대보다 고신뢰, 고효율, 친환경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세계 최대 변압기 생산국인 중국은 글로벌 변압기 생산능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은 약 3000개에 달한다. 원자재 조달, 부품 공급, 생산 비용, 납기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갖추고 있다.
중국 변압기 산업은 단순 제품 수출에서 기술 수출과 표준 주도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오랜 제조 경험과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현지화 서비스, 맞춤형 생산, 전 공정 품질관리 체계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바오볜전기는 대용량 위상변환변압기 기술을 기반으로 2024년 캐나다 초대형 위상변환 변압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회사 제품은 현재 50여 개 국가와 지역에 공급되고 있다.
가오징전기설비(高晶电器设备)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기술 공유+설비 지원+현지 조립’ 모델을 도입했다. 종합 기술 솔루션과 핵심 생산설비를 함께 제공해 현지 파트너의 생산과 애프터서비스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 모델은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방식이 제품 수출에서 생산 체계 이전과 현지 서비스 구축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지 조립과 유지보수 역량을 함께 제공하면 납기와 비용, 사후관리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국가별 전압 체계, 기술 규격, 기후 조건, 운송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변압기 기업은 설계와 소재, 공정 조건을 시장별로 조정해야 한다.
가오징전기설비는 해상 운송 과정에서 염분과 습기에 노출되는 환경을 고려해 표면 도장 소재와 공정을 개선했다. 장거리 운송 이후에도 제품 성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 해외 프로젝트 공급 안정성을 높였다.
바오볜전기는 해외 고객 맞춤형 수주를 통해 단권 위상변환 변압기, 가변 리액터, 초고압 승압변압기 등 여러 특수 제품을 개발했다. 해외 시장 수요가 기술 개발을 이끌고, 기술 고도화가 다시 해외 수주 확대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초고압 분야에서는 초고압 송전 설비, 저소음 초고압 리액터, 대용량 유연직류송전 변압기 등이 개발됐다. 친환경·고효율 분야에서는 천연에스터 절연유 변압기와 최고 효율 등급 변압기 등 신형 설비가 개발되고 있다.
해상풍력용 유연 컨버터 변압기의 국산화가 이뤄졌고, 중국시뎬(中国西电)의 전고체 변압기는 데이터센터에 적용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해상풍력, 초고압 전력망은 중국 변압기 기업들이 고부가 제품을 확대하는 주요 시장이다.
중국 변압기 산업은 생산 규모와 기술 수준을 함께 높이면서 고신뢰, 고효율, 친환경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대규모 전력망 연계와 연산 인프라 구축이 빨라지면서 전력설비에 요구되는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도 높아지고 있다.
해상풍력과 데이터센터는 정전이나 설비 고장이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변압기의 전 수명주기 안정성이 중요하다. 기업들은 핵심 소재와 공정을 개선하고, 장기 운용 과정에서의 고장률을 낮추고 있다.
핵심 소재와 부품의 기술 수준은 변압기 에너지 효율의 한계를 좌우한다. 업계는 초고압 설비의 신뢰성 향상 연구와 차세대 절연유 변압기, 내진형 유연직류송전 변압기, 전고체 변압기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500kV 이상 초고압 식물성 절연유 변압기, 내진형 유연직류송전 변압기, 전고체 변압기 등은 고효율·친환경 전력망 구축의 주요 제품군으로 거론된다.
첨단 소재와 핵심 부품의 기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압기 기업, 소재 기업, 전력망 운영사, 신재생에너지 기업 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표준화와 해외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국제 표준 분야의 영향력도 높이는 방향이다.
중국 정부는 고효율·에너지 절감 제품 보급 확대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에너지 절감 설비 고품질 발전 실행방안(2026~2028년)’은 고효율·에너지 절감 제품의 보급과 활용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책은 세제 혜택 등 지원 수단을 통해 기업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설비 개조를 지원한다. 전력망 운영 기업과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운영 중인 설비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및 탄소 감축 진단을 실시하도록 장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련 업계 단체는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요·공급 연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변압기 산업의 공급망 안정과 고효율 제품 확산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중국 변압기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능력, 기술 개발, 현지화 서비스를 결합한 해외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