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중국 대형언어모델 키미 K3가 해외 선도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면서도 훈련비와 API 가격을 대폭 낮춘 비용 경쟁력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주요 모델의 훈련비는 해외 선두 모델의 약 10분의 1에 불과했고, API 가격도 해외 동급 제품의 10~20% 수준에 머물렀다.
27일 중국 경제매체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지난 24일 열린 AI 산업 전망 미디어 간담회에서 중국 대형모델 기업들이 구조적 비용 우위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슝웨이 UBS증권 중국 인터넷산업 애널리스트는 키미 K3 출시가 중국 대형모델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언급했다.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키미 K3는 출시 직후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두 번째 딥시크 순간’으로 불렸다. 중국 모델이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의 성능 차이를 빠르게 줄이는 가운데 비용과 서비스 가격에서는 뚜렷한 격차를 유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슝 애널리스트는 키미 K3의 가격이 중국산 모델 가운데 고가 구간에 책정됐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성능이 뛰어난 모델은 가격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 고객과 개발자가 실제 비용을 지불할 의향도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오픈소스 모델의 영향력 확대는 해외 대형 AI 기업의 가격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무료 사용 한도를 다시 늘리거나 토큰 가격을 내리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중국 모델의 시장 영향력과 경쟁 압력이 반영됐다는 것이 UBS의 판단이다.
중국 모델의 비용 우위는 단순한 인건비나 가격 인하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모델 설계와 연산 효율 개선에서 나왔다. 모델 아키텍처 혁신, 그래픽처리장치 사용 효율 향상, 성능과 비용을 함께 고려한 훈련 방식, 오픈소스 생태계를 통한 기술 확산이 비용 절감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UBS 조사에서 중국 주요 모델의 훈련비는 해외 최상위 모델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API 가격은 해외 동급 모델의 10~20% 수준이었지만 중국 모델 기업의 API 사업 매출총이익률은 20~40%를 유지했다.
낮은 가격에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중국 AI 기업의 경쟁력이 단순 보조금이나 출혈 경쟁에만 기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비용을 낮추면서도 개발자 생태계와 기업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독자적인 고성능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중국과 미국으로 압축됐다. 슝 애널리스트는 AI 수요가 전 세계로 확대되는 반면 공급 능력을 갖춘 국가는 중·미 양국에 집중됐다며, 두 나라 모두 넓은 해외 시장을 확보할 기회를 가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진 분야로는 멀티모달 AI가 지목됐다. 텍스트 모델 시장은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미지와 영상, 음성 등을 함께 처리하는 멀티모달 영역에서는 중국 기업이 비교적 앞선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영상 생성 모델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안정적으로 고품질 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기업이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주요 성능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텍스트 모델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이 해외 선도 기업을 추격하며 격차를 줄이는 단계에 머물렀다. 반면 영상 생성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이 품질과 비용 효율성, 서비스 적용 속도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가 늘었다.
중국 AI 산업의 가장 큰 제약으로는 연산 자원이 거론됐다. 모델 구조와 알고리즘이 발전하더라도 고성능 GPU와 AI 반도체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대규모 모델 훈련과 서비스 확장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UBS는 중국산 AI 반도체의 공급량과 성능이 함께 개선돼야 모델 산업의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반도체 설계와 제조, 서버,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최적화까지 산업망 전반의 기술 향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국 대형모델 상장사의 주가 움직임은 아직 기술 발표와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됐다. 신규 모델 공개나 성능 향상 소식이 나오면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했고, 경쟁 심화와 수익화 우려가 부각되면 단기간에 조정을 받았다.
UBS는 이러한 변동이 기업의 장기 경쟁력이 갑자기 악화됐기 때문이라기보다 단기 촉매에 따라 투자자들의 기대가 빠르게 움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현재 상장된 중국 대형모델 기업의 증시 거래 기간이 6~7개월에 불과해 시장이 적정 기업가치를 탐색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기관투자가들도 모델 성능과 이용자 증가, API 매출, 기업 고객 확보 상황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계속 수정했다. 기술 경쟁이 빠르게 전개되는 만큼 기존 인터넷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모델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대형모델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는 모델 출시 기록이 꼽혔다. 모델 성능 개선 주기와 공개 속도, 개발자 반응, 실제 서비스 적용 사례가 기업의 기술력과 조직 역량을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