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정은영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전 세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AI 서버가 급증하면서 저장배터리와 전력 인프라가 새로운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고, 중국 기업들은 생산 확대와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중국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장비제조업과 첨단기술 제조업이 중국 산업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소비자용 3D프린터와 에너지저장용 리튬배터리 생산이 크게 늘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가 관련 산업의 주문 증가를 이끌었다.
선전의 한 3D프린터 제조기업은 수지와 세라믹, 티타늄 합금 등을 활용해 200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약 20개의 생산라인이 하루 800대의 장비를 조립하지만 주문이 밀려 올해 생산 물량이 모두 예약됐으며 주문은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AI 기반 원클릭 모델링 기술도 보급되면서 산업용 장비 제작 비용은 초기보다 크게 낮아졌다.
중국의 소비자용 3D프린터 생산량은 올해 상반기 48.5% 증가했다. 1~5월 수출은 29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고, 수출액도 78억2000만위안(약 1조5100억원)으로 106.8% 증가했다. 중국은 현재 소비자용 3D프린터 세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후이저우의 한 배터리 공장은 올해 상반기 주문이 전년 대비 30배 급증했다. 하루 동안 1억위안(약 193억원)이 넘는 긴급 주문이 접수되면서 8000개 이상의 에너지저장 배터리팩을 즉시 공급하기도 했다. 생산라인은 주야간으로 가동했지만 수요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모델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변하는 만큼 저장배터리가 전압과 부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 설비로 채택되고 있으며, 전력망과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9.3% 증가했고 에너지저장 배터리 출하량은 80% 이상 늘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에너지저장 설비를 3억㎾까지 확대하기로 했으며, 정부 업무보고에는 처음으로 '컴퓨팅-전력 협력'을 포함해 AI 인프라와 전력망을 함께 구축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 CATL(宁德时代·300750.SZ)은 AI발 저장배터리 수요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769억1700만위안(약 5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4.8% 증가했고, 순이익은 432억8400만위안(약 8조3600억원)으로 41.98% 늘었다.
에너지저장 배터리 시스템 매출은 532억6100만위안(약 10조3000억원)으로 87.54%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19.23%를 차지했다. CATL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에너지저장 배터리 출하량 1위를 유지했으며, 회사 측은 해외 시장의 주문 증가 속도가 중국 내수보다 더 빠르다고 밝혔다.
가오궁리튬배터리산업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을 공개한 에너지저장 기업이 35개에 달했고 계약 규모는 약 550GWh로 집계했다. 중국에서 신규 발주와 설치가 진행된 에너지저장 프로젝트는 383.43GWh로 지난해보다 121.8% 증가했다.
동우증권은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유럽의 정책 지원, 신흥국 대형 프로젝트가 세계 에너지저장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올해 1~5월 에너지저장 설치 규모는 5.14GW로 지난해보다 94% 증가했으며, AI 인프라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동우증권은 올해 글로벌 에너지저장 설치 규모가 588.2GWh로 62% 증가하고 출하량은 1111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설치 규모가 867.3GWh까지 늘어나고, 2028년에는 연간 설치량이 처음으로 1T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