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조익철 기자 | 중국 전자상거래·클라우드 대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09988.HK)가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큐원3.8을 공개하자 홍콩 주가가 장중 7% 넘게 치솟았다. 글로벌 최상위권 성능과 공격적인 API 가격, 기업용 인공지능 에이전트 출시가 맞물리며 알리바바의 대규모 AI 투자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도 달라졌다.
3일 중국 증권시장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총매개변수 2조4000억개를 갖춘 플래그십 기반 모델 큐원3.8 맥스를 정식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 증시가 약세를 보인 상황에서도 알리바바 홍콩 주가는 장중 7% 이상 뛰었고,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인터넷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항셍테크지수도 강세를 나타냈다.
알리바바가 내놓은 큐원3.8 맥스는 큐원 계열 가운데 규모와 성능이 가장 높은 모델이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를 해석하는 멀티모달 기능을 지원하며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문맥 길이는 최대 100만토큰에 달한다. 코딩과 전문 사무업무, 연구, 장시간에 걸친 복합 작업 수행 능력도 이전 모델보다 강화됐다.
모델에는 필요한 일부 전문가 네트워크만 선택적으로 가동하는 희소 혼합전문가 구조와 혼합 어텐션 기술이 적용됐다. 전체 매개변수는 2조4000억개지만 실제 추론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매개변수는 950억개로 설계해 연산 효율과 응답 속도를 끌어올렸다. 대규모 모델의 성능을 확보하면서 서비스 운영비 부담을 낮추려는 알리바바의 기술 전략이 반영됐다.
외부 평가에서도 큐원의 경쟁력이 확인됐다. 최신 아레나 평가에서 큐원 계열은 미국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의 클로드 계열에 이어 최상위권에 올랐다. 큐원3.8 맥스는 텍스트 아레나 5위와 비전 아레나 2위를 기록하며 중국산 기반 모델 가운데 선두권 성적을 확보했다.
알리바바는 모델 공개 직후 전 세계 개발자가 첸원 AI 플랫폼을 통해 큐원3.8 AP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내 요금은 100만토큰당 입력 12위안(약 2300원), 출력 36위안(약 7000원)이며 캐시가 적중할 때는 1.5위안(약 290원)이 부과된다. 국제 이용료는 100만토큰당 입력 2달러(약 2800원), 출력 6달러(약 8300원)로 책정됐다.
알리바바 측은 큐원3.8의 국제 입력 요금이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5 대비 40%, 출력 요금은 24%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모델 성능뿐 아니라 비용 경쟁력까지 앞세워 글로벌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큐원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저렴한 API 가격은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을 대량으로 운영하는 기업의 추론비용을 낮추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큐원3.8 API는 알리바바가 같은 날 선보인 기업용 인공지능 에이전트 첸원오피스에도 탑재됐다. 첸원오피스는 문서 작성과 자료 검색, 데이터 처리, 일정 관리, 코딩 등 사무업무를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수행하는 제품이다. PC 버전부터 공급하며 웹과 업무용 메신저 딩톡에 내장된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큐원3.8 맥스와 경량 모델 큐원3.8-27B의 오픈웨이트 공개도 예정됐다. 알리바바는 큐원3.8 맥스를 다음 주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하고 모델 매개변수를 활용한 연구와 맞춤형 서비스 개발을 허용할 계획이다. 중국 기업과 개발자가 자체 서버에 모델을 배치하고 산업별로 조정할 수 있어 큐원 생태계의 확장 속도가 빨라질 여지가 커졌다.
알리바바는 큐원3.8의 장기 자율 코딩 능력도 공개했다. 사용자가 자가 진화형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만들어 달라고 지시하자 모델이 작업을 분해하고 반복 실행하는 개발 체계를 직접 구성한 뒤 약 16일 동안 코드를 작성했다. 그 결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완성했고 전체 개발 과정과 소스코드는 깃허브에 공개됐다.
시장은 큐원3.8 출시를 알리바바의 기술 발표에 그치지 않고 홍콩 인터넷 기업의 AI 투자 수익화 가능성을 확인한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대규모 자본지출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모델 성능과 API 서비스, 기업용 에이전트가 함께 나오면서 투자비를 매출로 전환할 사업 구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홍콩 증시를 둘러싼 여건도 알리바바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모건스탠리 명의의 보고서는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기업의 실적 저점 통과, 중국 대형 플랫폼 기업의 AI 기술 진전, 대규모 기업공개 물량의 보호예수 해제 부담 완화 등 여섯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 과정에서 축적된 홍콩 주식 공매도 포지션의 청산도 주가 반등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홍콩 상장 종목은 미국과 한국, 일본의 주요 인공지능 주식보다 글로벌 AI 투자 쏠림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세계 투자자의 중국 주식 보유 비중이 낮은 상태여서 시장 위험이 안정될 경우 신규 자금이 들어올 공간도 남아 있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이다. 지난 5월 말부터 이어진 신규 상장주 보호예수 해제 물량도 시장에서 점차 소화됐다.
중국 투자전략가 장이둥은 A주와 홍콩 증시가 5월 중순부터 해외 시장보다 먼저 조정을 받아 상당 부분 위험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레버리지 거래 청산과 미국 국채금리 변동 가능성은 남았지만 홍콩 증시는 거래 감소 속에서 가격 하단을 다지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해외 AI 종목의 반등이 장기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기업 실적과 이익 증가가 뒷받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 주가는 지난달 31일 117홍콩달러로 거래를 마친 뒤 3일 장중 121홍콩달러까지 상승했다. 홍콩거래소에서 알리바바는 종목번호 09988로 거래되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는 알리바바그룹홀딩스(BABA)로 상장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