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애플의 메모리 부족으로 TSMC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A20 프로 반제품이 쌓였다는 시장 소문을 밍치궈 애널리스트가 부인했다. 다만 애플이 실제 메모리 공급 압박을 받으면서 중국 D램 기업 창신메모리 테크놀로지(CXMT·창신춘추·长鑫存储)를 공급망에 편입할 가능성은 별개의 변수로 떠올랐다.
11일 중국 경제매체 더페이퍼에 따르면,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 밍치궈는 애플이 메모리 부족 때문에 일부 하드웨어 출하 계획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TSMC가 A20 프로를 대량 생산한 뒤 메모리를 기다리는 상황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TSMC가 2나노 N2 공정으로 생산한 A20 프로의 최종 패키징에 필요한 D램을 확보하지 못해 약 10억달러 상당의 반제품이 공장에 묶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밍치궈는 애플이 예상되는 메모리 공급량을 토대로 최소 3개월 전부터 TSMC의 프로세서 생산 일정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관리 원칙 자체가 확보 가능한 부품 물량에 맞춰 생산량을 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TSMC에 대규모 프로세서 반제품을 먼저 만들도록 한 뒤 메모리를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TSMC가 생산 효율을 위해 일정 규모의 반제품 재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메모리가 병목인 상황에서 애플이 사용할 수 없는 프로세서를 대량으로 선생산하도록 주문하면 재고 비용만 늘어난다. 밍치궈는 업계 공급망 조사 결과를 근거로 TSMC가 10억달러 상당의 프로세서 반제품을 미리 만들어 메모리 공급을 기다린다는 시나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TSMC의 재고 증가 역시 애플의 A20 프로 적체를 입증하는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TSMC의 2분기 재고 회전일수가 87일로 1분기 80일, 지난해 같은 기간 76일보다 늘어난 점을 들어 애플용 2나노 프로세서가 쌓였다는 해석을 내놨다.
밍치궈는 TSMC가 과거 3나노와 5나노 등 새로운 첨단 공정을 양산할 때도 초기 단계에서 재고 보유 일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공정의 생산 확대 과정에서 원자재와 공정 중 제품, 완제품, 각종 재료와 예비 부품을 확보하는 만큼 재고 증가분을 특정 고객사의 반제품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TSMC의 공식 실적에서도 2나노 생산 확대가 확인된다.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타이지뎬·台积电, TWSE 2330·NYSE TSM)는 2분기 2나노 공정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3%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3나노는 30%, 5나노는 33%, 7나노는 11%였으며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비중은 전체 웨이퍼 매출의 77%에 달했다.
2나노 고객도 애플 한 곳에 국한되지 않는다. AMD와 미디어텍 등 주요 반도체 설계기업이 TSMC의 2나노 공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재고를 애플 물량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밍치궈의 설명이다.
애플(Apple)의 메모리 공급난 자체는 10억달러 적체설과 별개다. 애플은 4분기 매출 증가율을 9~11%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 12.1%를 밑돌았으며 경영진은 환율과 공급 제약을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케반 파레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는 공급 제약이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첨단 공정에서 시스템온칩(SoC)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를 거론하며 실제 아이폰과 맥 판매가 자체 예상보다 강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과 공급 압박이 커지면서 중국 최대 D램 기업 창신메모리가 애플 공급망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중국신문망은 외신을 인용해 애플이 창신메모리의 D램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승인을 추진하며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D램 공급망은 현재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축을 이룬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한 점도 소비자용 D램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신문망은 애플이 창신메모리를 공급망에 포함하면 기존 메모리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조달 가격 압력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