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완석 기자 |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접 투자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한국 반도체 대형주가 급등했다. 두 회사가 200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겹치면서 메모리 반도체에 해외 장기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시장의 핵심 재료로 떠올랐다.
13일 한국과 중국 증권시장 등을 종합하면,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Temasek)은 외부 자산운용사를 거치지 않고 내부 투자조직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섹은 투자 시점을 놓고 한국 정부 측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실제 투자가 이뤄질 경우 테마섹의 한국 증시 직접 투자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
테마섹이 주목한 배경에는 인공지능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메모리 반도체가 자리 잡았다. 보도에 따르면 테마섹은 인공지능 공급망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섹의 순투자 포트폴리오는 약 4045억달러 규모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점을 적용하면 약 570조원에 달한다.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한국 코스피는 이날 오전 한때 4.62% 뛰었고 지난달 30일 저점과 비교한 상승폭은 20%를 넘어섰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는 7.18%, 종합 반도체·전자 기업 삼성전자는 5.28%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일본 증시에서도 반도체주 매수세가 강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오전 장중 1.8% 올랐고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어드반테스트는 6% 이상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기업 키옥시아가 5% 넘게 뛰었고 반도체 장비 기업 도쿄일렉트론도 2% 이상 올랐다.
미국 시장에서 먼저 나타난 반도체 강세도 아시아 시장으로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2.49% 상승했고 광통신 부품 기업 루멘텀은 13% 이상 급등했다. 크레도 테크놀로지와 코히런트가 각각 8% 넘게 상승했으며 코닝은 5%, 마벨테크놀로지는 2% 이상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도 주가를 밀어 올린 재료로 꼽혔다. 서울경제 보도를 인용한 중국 매체들은 두 회사가 이르면 이달 말 새로운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으며 합산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구체적인 발표 시점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2분기 논딜로드쇼에서 잉여현금흐름 증가를 토대로 주주환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되며 일부에서는 120조원 수준까지 제시한다.
삼성전자가 기존에 공개한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은 해당 기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고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기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2025년에도 정기 배당과 별도로 1조3000억원의 특별배당을 실시했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연간 고정배당을 주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높이고 3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호황에 따른 현금창출력 증가를 바탕으로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이 추가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두 회사가 대규모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줄 경우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 규모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요 선택지로 거론되며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방식의 추가 환원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다만 200조원이라는 수치는 확정된 주주환원 규모가 아니다. 두 회사가 공식 발표한 액수가 아니라 시장과 일부 기관이 추산한 전망치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구체적인 규모와 발표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이 인공지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도 실제 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요소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 HBM 경쟁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차세대 HBM4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HBM4를 앞세워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 삼성전자의 HBM4는 최대 11.7Gbps 수준의 동작 속도를 내세웠으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를 겨냥한 공급 확대에 나섰다.
SK하이닉스 역시 청주 M15X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자본을 투입하며 HBM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주주환원에 사용할 현금과 차세대 생산시설에 투입할 자금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향후 발표될 정책의 핵심 항목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