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정은영 기자 |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宇树科技)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공모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장외거래설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중국 투자기관과 증권업계에서는 실제 광범위한 거래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공모가 자체가 2025년 순이익 대비 주가수익비율 219배에 달하는 만큼 상장 직후 급등을 전제로 한 거래에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경고가 나왔다.
16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시장에서는 일부 중개인이 유니트리 로보틱스 주식을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장외에서 매입한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상하이증권보가 투자기관과 사모펀드, 증권사 자산관리 부문 등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시장 관계자들은 대부분 실제 거래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소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IPO 주관사인 중국 대형 증권사 중신증권도 증권 거래 과정에서 법률과 시장 거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증권 거래는 법적으로 인정된 경로와 실명 계좌를 이용해야 하며 시장의 관심만 좇아 투자하기보다 기업 가치와 위험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핵심은 이른바 ‘회색시장 거래’가 유니트리 로보틱스 IPO에서 실제로 형성됐느냐는 점이다. 복수의 투자기관과 사모펀드 관계자는 관련 거래를 들어본 적이 없거나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답했다. 일부 개인 간 계약이나 중개인의 제안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유니트리 로보틱스 주식의 광범위한 장외거래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매니저는 과거 일부 중개인이 특정 신규 상장 주식을 대상으로 상장 전 인수 계약을 추진한 사례가 있었지만 유니트리 로보틱스에서도 같은 거래가 실제 성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수 개인 사이의 사적 합의가 존재하더라도 시장 전체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거래라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중국 증권사 시난증권 연구소 관계자도 A주에서 이 같은 거래가 나타나더라도 산발적인 틈새 거래에 가깝다고 봤다. 대규모 거래시장이나 정상적인 가격 결정 체계를 형성한 사례가 아니어서 중개인이 제시한 가격만으로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상장 후 시장가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중국 종합 증권사 궈타이하이퉁증권 투자은행 관계자는 장외거래에 중앙집중식 매칭 규칙과 공개적인 가격 결정 장치, 표준화된 결제 보증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중개인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 큰 차이가 날 수 있고, 시장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뒤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증시의 장외거래와 A주에서 거론되는 사적 거래를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콩에서는 신규 주식의 정식 상장 전 일부 투자자가 증권사의 자체 매칭 시스템을 통해 배정받은 주식을 거래하는 제도가 존재한다. 정해진 시간과 증권사 시스템이라는 거래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정규 거래소보다 유동성과 투명성이 낮아 가격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
A주의 사적 거래는 구조가 다르다. 중국 증권법 제37조는 상장 증권을 법적으로 설립된 증권거래소 또는 국무원이 승인한 다른 전국성 증권거래 장소에서 거래하도록 규정한다. 제58조는 증권 거래를 목적으로 자신의 증권 계좌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타인의 증권 계좌를 빌리는 행위를 금지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개인과 IPO 청약 성공 투자자가 비공개 방식으로 거래를 약속할 경우 거래 상대방의 자격과 자금 결제, 증권 계좌 사용 문제까지 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에 신주 매매가격을 약속하거나 IPO 청약으로 얻은 경제적 권리를 넘기는 계약이 계좌 대여 등의 형태와 결합되면 규정 위반과 민사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장외 인수 방식이 증권 계좌의 우회 대여·차입이나 IPO 청약 수익권의 사적 양도와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계약 방식 자체가 법률이나 증권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계약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결제 불이행이나 자금 분쟁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가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배경에는 유니트리 로보틱스 IPO의 높은 청약 열기가 자리 잡았다. 앞서 회사는 공모가를 주당 150.8위안(약 3만1680원)으로 확정했다. 2025년 순이익을 적용한 주가수익비율은 219배로, 비교 대상 업종 평균인 38배를 크게 웃돈다. 원화 환산은 16일 1위안당 약 210.08원을 적용했다.
공모가가 이미 상당한 성장 기대를 반영했다는 점 때문에 낮은 청약 성공률을 상장 후 주가 급등과 곧바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공모가격에는 회사의 산업 내 지위와 연구개발 능력, 성장 가능성 등이 반영됐으며 청약 경쟁률은 발행 물량과 투자자 주문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고 짚었다.
특히 청약 성공률이 낮다는 사실과 상장 직후 주가 상승은 별개의 문제라는 게 기관투자가들의 설명이다. 청약 당시의 수요와 상장 후 유통시장의 매수세가 같다고 볼 수 없고 시장 심리 역시 변하기 때문에 높은 청약 경쟁만으로 상장 후 가격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투자 열기를 키운 요인이다. 2016년 설립된 회사는 고성능 사족보행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 왔으며 H1과 G1 등의 제품으로 중국 안팎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중국 중앙방송 춘제 특집 프로그램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인 뒤 대중적 인지도도 크게 올라갔다.
회사의 기술력과 사업 확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자체 연구개발 능력과 로봇 출하 확대에 무게를 둔다. 반면 높은 기업가치가 유지되려면 실적 안정성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속도, 매출 성장 지속 여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IPO 가격은 회사의 현재 사업과 기술력뿐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 기대까지 포함해 결정된다.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219배 주가수익비율은 중국 로봇 산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여주는 숫자인 한편, 상장 후 실적과 기업가치 사이의 간극을 투자자가 직접 판단해야 하는 가격대이기도 하다.
유니트리 로보틱스 창업자이자 회장·최고경영자·최고기술책임자인 왕싱싱은 IPO 로드쇼에서 투자자들에게 단기 투기보다 기업 가치에 주목해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왕 회장은 투자자들이 투기 목적으로 접근하기보다 회사의 가치를 인정해 주식을 매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증권·법률 전문가들은 장외거래 소문만 믿고 비공식적인 계좌나 사적 계약을 통해 IPO 주식을 거래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투자자는 등록된 증권 계좌와 합법적인 거래 경로를 이용해야 하며 시장질서를 교란하거나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행위에는 중국 증권당국의 조사와 처벌이 뒤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