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정은영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클라우드 기업 알리바바그룹(阿里巴巴集团·9988.HK)이 800억 홍콩달러(약 14조1371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조달 순액 전부를 AI에 투입한다. 홍콩 증시 상장 이후 처음 꺼낸 신주 배정 카드로, AI 모델과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를 아우르는 풀스택 AI 역량 확대에 자금을 집중한다.
23일 중국 증권시장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미국 밖의 비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총 800억 홍콩달러 규모의 신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으로 확보하는 순액은 풀스택 AI 역량과 AI 인프라 구축에 100% 투입한다. 중국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 주문이 배정 예정 물량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가 홍콩에서 신주 배정에 나서는 것은 2019년 홍콩 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기존 사업 인수나 일반 운전자금이 아니라 AI를 자금 사용처로 특정했으며, 모델 개발과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컴퓨팅 자원 확충에 자본을 투입한다. 800억 홍콩달러는 23일 환율 1홍콩달러당 176.714원을 적용하면 약 14조1371억원이다.
알리바바가 20일 공개한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2689억5300만 위안(약 55조46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 늘었다. AI 관련 제품의 연간반복매출은 495억 위안(약 10조2075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151억6100만 위안(약 3조1263억원)으로 57% 감소했다.
알리바바의 AI 클라우드와 컴퓨팅 서비스 매출은 484억3700만 위안(약 9조988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과 외부 고객 매출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에 달했으며, 알리바바는 AI 관련 제품 사용 확대가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회사는 다음 분기 AI 관련 제품 연간반복매출 목표로 100억 달러(약 13조8644억원)를 제시했다.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 우융밍은 분기 실적 발표에서 풀스택 AI 역량 확대가 상업화 성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관련 자본적 지출을 3년 안에 회수할 수 있으며 회수 기간을 2년에서 2년6개월 수준까지 단축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AI 인프라에 투입한 자본을 클라우드와 컴퓨팅 서비스 매출로 회수하는 사업 구조에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지난 6월 말까지 알리바바의 자본적 지출은 676억7800만 위안(약 13조95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386억7600만 위안(약 7조9765억원)과 비교하면 75% 증가한 규모다. 회사는 구매 주기 변화와 AI 에이전트 사용 확대에 따른 CPU 컴퓨팅 수요 증가, 각종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 등을 지출 증가 요인으로 제시했다.
우융밍은 앞서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AI 컴퓨팅 수요가 공급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알리바바는 대규모 언어모델과 클라우드 플랫폼, AI 개발 도구,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자원을 한 체계 안에 묶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신화망 보도에서도 우융밍은 AI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투자 규모가 수십억달러에서 수백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자체 AI 인프라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업 고객에게 공급해왔다. AI 개발 플랫폼 PAI와 자체 컴퓨팅 클러스터, 데이터 관리 서비스 등을 결합한 인프라를 구축했고, 대규모 AI 모델 훈련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AI 인프라는 2024년 세계인터넷대회 선도과학기술상을 받았다.
알파벳은 지난 6월 일련의 주식 발행을 통해 847억5000만 달러(약 117조4958억원)를 조달해 AI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투입했다. 스페이스X도 기업공개로 860억 달러(약 119조2338억원)를 조달한 뒤 250억 달러(약 34조6610억원) 규모의 투자등급 채권을 발행했다. 인텔은 8월 200억 달러(약 27조7288억원) 규모의 보통주 증자를 추진하며 장기 투자자와 국부펀드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홍콩 증시는 중국 본토의 대형 기술기업과 해외 투자자 자금이 만나는 핵심 자본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알리바바는 미국 밖의 비미국 투자자를 신주 배정 대상으로 정하면서 홍콩을 통한 국제 자본 조달 방식을 택했다. 중국 매체가 인용한 소식통은 신주 배정에 이미 초과 수요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저장성 항저우 글로벌 본사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AI 사업을 운영한다. 항저우 글로벌 본사는 2024년 문을 열었으며 사물인터넷과 AI를 활용한 스마트 업무 시스템을 갖췄다. 시시 지역의 기존 사업단지에는 타오바오·티몰 등 중국 전자상거래 사업 조직도 배치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