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이 무역흑자를 과잉생산의 결과로 규정해 무역장벽을 높이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주요 20개국(G20)을 상대로 중국과의 무역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공동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무역흑자가 글로벌 산업분업과 공급·수요 구조에 따른 결과라며 이를 근거로 한 보호주의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31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각국이 중국과의 무역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무역흑자가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중국 경제가 약한 상황에서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수출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내수를 확대하도록 다른 국가들도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은 이번 G20 회의에서 무역과 경상수지 불균형을 축소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와 중국산 자동차 수입 금지 등으로 중국 제품의 수출 목적지가 유럽과 중남미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미국 측 판단이다.
중국은 무역흑자를 과잉생산이나 글로벌 경제 불균형의 원인으로 연결하는 미국과 일부 서방국가의 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발표한 '이른바 과잉생산 문제에 관한 중국 측 입장'에서 "수출이 많고 무역흑자가 크다고 해서 과잉생산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무역흑자가 국내 총저축과 총투자의 차이, 글로벌 산업분업과 공급·수요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국과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제조업 국가들도 산업화 과정에서 장기간 무역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산업도 대규모 수출을 하고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약 80%가 수출되고 보잉이 인도하는 상업용 항공기의 약 3분의 2가 북미 이외 지역으로 판매되는 만큼 수출 규모 자체를 과잉생산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논리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산업체계와 기술혁신, 규모의 경제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산 컴퓨터와 휴대전화, 가구, 의류 등 소비재가 해외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장비 등 중국산 제품이 각국의 친환경 전환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게 중국 측 입장이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모듈의 80% 이상과 풍력발전 장비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상품무역 흑자만으로 전체 대외수지의 불균형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내놨다. 중국은 상품무역에서는 흑자를 기록하지만 서비스무역과 투자수익에서는 적자를 내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3.7% 수준이라고 밝혔다.
외국 기업도 중국의 수출과 무역흑자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자기업은 중국 전체 수출의 27%, 무역흑자의 16%를 차지했다. 중국은 이를 근거로 자국의 무역흑자가 중국 기업만의 이익으로 귀속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중국은 수입시장 확대 정책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입 규모는 17년 연속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약 80개 국가의 주요 수출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63개국에 무관세 정책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개최된 중국국제수입박람회의 누적 의향 거래액은 5800억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는 해외 상품의 중국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수출중국(出口中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무역 문제를 과잉생산과 연결해 관세와 수입규제 등 보호주의 조치를 확대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각국이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산업정책을 조율하고 무역갈등을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대중 무역압박을 미국과 중국의 양자 문제에서 G20 차원의 문제로 확대하려 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기존 입장과 충돌한다. 미국은 중국의 산업보조금과 수출 중심 성장구조를 글로벌 무역불균형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반면 중국은 경쟁력 있는 상품의 수출과 무역흑자를 과잉생산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보호주의 논리라고 맞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