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과 인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3년 연속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을 경쟁 상대가 아닌 ‘파트너’로 규정하고 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중국은 내년 브릭스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인공지능 개방 생태계와 디지털 산업, 스마트 제조를 글로벌 사우스 협력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1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자쿤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지난 12~1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1·2단계 회의에서 각각 연설했으며 브릭스 회원국 정상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궈 대변인은 브릭스 협력 2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이 그간의 발전 과정을 ‘자립자강, 동주공제, 풍성한 성과’라는 세 가지 표현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브릭스를 신흥시장국과 개발도상국을 연결하는 영향력 있는 협력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가 혁신 발전과 평화·안정, 문명 교류,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에는 국제법과 다자주의를 지키고 사람 중심의 발전을 추진하면서 안보 거버넌스에서도 협력을 넓힐 것을 주문했다. 중국은 국제질서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브릭스 경제·산업 협력에서는 AI가 전면에 배치됐다. 시 주석은 AI 오픈소스 보급, 무역·투자 편리화, 디지털 산업, 스마트 제조,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은 브릭스 AI 오픈소스 전용 구역을 먼저 구축하고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응용 협력과 AI 전문 교육을 추진하기로 했다. 브릭스 디지털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과 청년 과학기술 혁신 교류 계획도 제시했다.
중국은 내년 브릭스 의장국을 맡아 제19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중국 외교부는 회원국들과 협력을 확대해 브릭스의 세 번째 ‘황금의 10년’을 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인 관계를 놓고는 정상회담에서 나온 ‘파트너’라는 표현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궈 대변인은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3년 연속 회담했다며 카잔과 톈진 회담이 중인 관계의 ‘재출발’과 ‘재도약’을 이끌었다면 뉴델리 회담은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재확인’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합의는 중국과 인도가 서로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의 국정 여건이 다르더라도 서로 장점을 취하고 지원하면서 공동 발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전략 인식과 상호 존중, 협력·상생을 토대로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독립적 외교정책을 유지하며 중국과의 관계가 제3자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고, 인도 내에서 어떠한 세력의 반중 활동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소개했다.
두 정상은 28억명이 넘는 양국 인구와 글로벌 사우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발전’을 최대 공통분모로 삼기로 했다. 인적 교류와 호혜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 국민의 상호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서로의 경제·무역 관심사를 균형 있게 처리해 안정적인 경제 관계를 추진한다는 내용도 합의에 포함됐다. 양국은 상대국의 브릭스 의장국 활동을 상호 지원하고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중동 문제에서는 이란이 지난 7월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를 공격하기 전 중국 관련 기관을 통해 위성사진을 확보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궈 대변인은 중국이 국제적 의무를 엄격하게 이행해 왔다며 전쟁과 연계해 중국을 음해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예멘과 홍해 정세를 둘러싸고는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도시 공격과 민간인 피해가 거론됐다. 궈 대변인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민간시설이 훼손된 데 우려를 나타내면서 민생과 직결된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각국의 주권과 안보를 존중하고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며 당사자들에게 자제와 대화를 요구했다.
AI를 둘러싼 미중 경쟁에 관한 질문도 제기됐다. 다리오 아모데이와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등이 최첨단 AI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가운데 중국의 AI 경쟁력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아모데이의 발언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묻는 내용이었다. 궈 대변인은 AI 발전은 인류 전체의 공동 복지와 관련된 문제라며 개방과 포용, 보편적 혜택을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위협론과 대립, 악성 경쟁은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방해하고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브릭스 산업화 협력과 관련해서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제안이 다뤄졌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산업 협력을 강화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는 브릭스가 신산업혁명 파트너십 혁신기지와 산업능력센터 등을 구축해 왔다며 기술 협력과 산업 연계, 역량 강화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중국의 국가 네트워크 보안 홍보주간에 관한 질문에는 AI 시대의 사이버 보안 정책이 소개됐다. 중국은 2014년부터 국민의 사이버 보안 인식과 기술을 높이기 위한 관련 행사를 개최해 왔으며, AI를 국가 사이버 보안 법규 체계에 정식으로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관련 제도와 윤리 규범을 보완하고 국제사회와 AI 시대의 사이버 보안 위험에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대만 문제에서는 파나마 일부 국회의원이 이른바 ‘파나마·대만 입법 초당파 교류그룹’을 구성하고 미국 의원이 화상으로 참여한 사안이 거론됐다. 궈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며 중국과 수교한 국가가 대만 당국과 공식적으로 교류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파나마 정부가 외교정책은 정부가 결정하며 의원들의 관련 접촉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제 정책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에도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거나 중국·파나마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티베트 지룽 산사태로 실종된 외국인의 수색 상황에 대해서는 중국 측이 관련 국가의 주중 대사관에 실종 외국인 가족의 DNA 정보 채취 방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희생자의 시신을 발견해 신원을 확인하면 해당 국가 대사관에 후속 절차를 통보하며, 티베트자치구는 실종 외국인의 가족을 위한 전화 서비스도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가 상하이와 장쑤에서 진행한 주중 외교사절 지방 방문 프로그램도 소개됐다. 중국은 주강삼각주 프로그램에서는 제15차 5개년 계획에 담긴 발전 기회와 협력 가능성을 소개했고, 장강삼각주에서는 도시 거버넌스와 사람 중심 발전의 지방 사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를 각국 외교관들이 중국의 발전과 국정 운영을 직접 이해하고 국가 간 정책 경험을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대통령실이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해결책 모색에 적극 협조할 뜻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힌 데 대한 확인 요청이 나왔다. 궈 대변인은 중국의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입장은 일관돼 있다며 대화와 협상이 위기를 해결할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출구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평화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