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세탁 후 평범한 옷에서 시작된 감염이 인체 피부 속을 파고들며 움직이는 충격적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퍼지는 ‘피내구더기증’이 여행자와 거주자 모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4일 사이언스(Science)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연구팀은 열대우림 지역의 룬드파리 유충 감염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토니 골드버그 교수는 현지 조사 과정에서 직접 감염을 경험하며, “겨드랑이 아래에서 이물감과 통증을 느꼈고, 그 속에서 살아 있는 유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룬드파리 유충은 갈고리형 입을 이용해 숙주의 살을 파고들며 성장한다.
감염 부위에서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부종·염증·괴사가 이어지고,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기저질환자가 감염될 경우 위험성이 높다.
감염 경로는 세탁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룬드파리는 습하고 어두운 환경에 알을 낳는데, 마르지 않은 빨래나 이불·베개가 이상적인 산란처가 된다.
교수는 “의류와 침구를 완전히 말린 뒤 열을 가해 다림질해야 유충의 생존을 차단할 수 있다”며, “베개를 다림질하지 않아 얼굴에 수십 마리 유충이 기생한 사례도 있었다”고 경고했다.
피내구더기증은 모기나 파리 같은 곤충을 매개로도 발생한다.
알이 모기에 붙은 채로 사람 피부에 닿으면 모공이나 상처를 통해 침투하고, 체내에서 부화한 유충이 조직을 먹으며 자란다.
치료는 수술로 유충을 제거한 뒤 항생제로 2차 감염을 막는 방식이 사용된다.
응급 상황에서는 바셀린을 도포해 유충의 호흡을 차단하면 스스로 빠져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여행이나 출장 시 세탁물 관리와 숙소 위생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대·우열대 지역에서는 실내 습도를 낮추고, 의류는 고온 건조 또는 다림질로 완전 건조해야 한다.
피부에 원인 모를 통증이나 구멍이 생기면 절대 짜거나 긁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후 변화와 여행 증가로 인해 룬드파리와 같은 기생파리의 서식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인류와 동물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생 습관의 세밀한 변화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어선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