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시연과 연구 단계를 지나 양산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시험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완성체 경쟁보다 관절·구동계·센서·제어칩 등 핵심 부품을 둘러싼 기술력과 공급망 주도권이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5일 KIC중국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부품 구조는 자동차나 산업용 로봇과 닮아 있으면서도 훨씬 높은 정밀도와 집적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람의 관절과 근육, 신경계를 모사해야 하는 특성상 단일 부품의 성능이 전체 시스템 안정성과 직결된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영역은 구동계다. 감속기와 모터, 구동 모듈은 로봇의 힘과 속도, 정밀도를 동시에 좌우한다. 기존 산업용 로봇에서 사용되던 고정밀 감속기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게와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전용 경량·고토크 감속기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관절 단위 모듈화 역시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힘의 전달만큼 중요한 요소는 감각이다. 다축 힘·토크 센서와 촉각 센서는 로봇이 물체를 인식하고 힘을 조절하는 기반이 된다. 특히 손과 발, 팔꿈치와 무릎 부위에 적용되는 센서는 사람의 미세한 움직임을 재현하기 위해 고해상도와 내구성을 동시에 요구받는다. 센서 정확도가 떨어질 경우 제어 알고리즘의 성능도 한계에 부딪힌다.
시각과 인지 영역에서는 카메라와 라이다, 3D 센서가 결합된 복합 인식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단일 센서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입력을 동시에 처리해 환경을 해석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는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 센서 데이터의 실시간 처리 능력이 새로운 병목으로 등장한다.
이를 떠받치는 것이 제어칩과 연산 모듈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 반복 동작이 아니라 균형 유지와 경로 판단, 상황 대응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저전력 고성능 연산이 가능한 전용 칩과 엣지 인공지능 모듈이 핵심 부품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범용 칩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전용 프로세서 개발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전원과 에너지 관리 역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배터리는 무게와 작동 시간을 동시에 좌우하며, 열 관리와 안전성 문제가 항상 뒤따른다.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와 함께 전력 관리 칩, 냉각 구조가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품 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공급망 재편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완성차처럼 대량 생산 체계가 아직 정착되지 않아, 초기에는 부품 업체의 기술 성숙도가 완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핵심 부품을 자체 확보하려는 기업과 전문 부품사를 중심으로 한 협업 구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분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기존 가공·조립 능력을 바탕으로 감속기, 모터, 센서 영역에서 기술 전환을 시도하며, 일부는 이미 시제품 단계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다음 단계는 완성체 경쟁이 아니라 부품 단위에서의 표준화와 원가 절감으로 향하고 있다. 어떤 부품이 먼저 범용화되고, 어떤 영역이 끝까지 차별화 요소로 남을지에 따라 산업 지형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