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SNS에서 ‘샴쌍둥이 자매’로 소개된 인플루언서 계정이 확산된 뒤,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정황이 잇따라 나오며 논란이 커졌다. 신체적 희소성을 성적 이미지로 포장해 팔로워를 끌어모으는 방식 자체가 질환과 장애를 소비하는 구조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맞물렸다.
11일 영국 더선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계정 ‘itsvaleriaandcamila’는 ‘발레리아’와 ‘카밀라’라는 이름의 25세 여성으로 자신들을 소개하며 미국 플로리다 출신이라고 적었다. 계정은 “한 몸에 심장 두 개”를 가진 샴쌍둥이라고 주장했고,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여러 차례 분리 수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게시물은 비키니 사진이나 선정적 문구가 적힌 의상 사진이 중심이었고, 계정 개설 약 두 달 만에 팔로워가 33만5000명까지 늘었다. 댓글과 공유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계정의 정체를 둘러싼 검증도 뒤따랐다.
AI 전문가로 소개된 앤드류 허버트는 해당 이미지들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짜 인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현실적인 신체 비율, 과도하게 동일한 피부 표현, 배경 속 의미 없는 문자 삽입 등 생성형 이미지에서 자주 지적되는 특징이 확인된다는 취지다.
논란은 ‘가짜 인물’ 여부를 넘어, 설정 자체가 희소 질환을 흥밋거리로 만드는 방식이라는 문제로 옮겨갔다. 샴쌍둥이를 ‘화려하고 성적인 이미지’로 소비하면 실제 당사자가 겪는 의료적·심리적 어려움이 가려지고,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태아 건강재단 설립자로 소개된 로니 소머스 의장은 “타인의 신체적 결함을 이용해 수익을 얻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플랫폼이 조회수와 광고 수익을 엮어 확산을 부추기는 구조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샴쌍둥이는 하나의 수정란이 늦게 분리되거나 불완전하게 분리되면서 태어나는 일란성 쌍둥이를 뜻한다. 보도에 인용된 설명에 따르면 4만명 중 1명꼴로 태어나며, 출생 직후 수 시간 내 사망할 확률이 약 50%로 보고된다는 자료도 있다.
생존하더라도 호흡 곤란, 심장 기능 장애, 척추측만증 등 복합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분리 수술은 의료진 수십명이 투입되는 고난도 수술로 알려져 있으며,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를 공유한 경우에는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