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침 한 번에 죽음이 올 수도 있다면? 감기처럼 시작된 비극

  • 등록 2025.06.02 05: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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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4명 사망, 수천 명 확산…미국과 남미 덮쳐

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미국과 남미 전역에서 어린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이 기침 소리 하나로 퍼지고 있다.

1일 세계보건기구(WHO)와 범미보건기구(PAHO)는 백일해(pertussis) 확진 사례가 급증했다며 각국 보건당국에 비상 대응을 촉구했다.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 때문에 알아차리기조차 힘든 이 병은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에 감염되며, 특히 생후 1년 미만 영아에게 치명적이다.

미국에서는 올해만 해도 1만62건이 보고됐고, 이 중 4명이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로 목숨을 잃었다.

 

확산은 미국 서부에서 두드러졌다.

워싱턴주 1067건, 오리건주 723건, 캘리포니아주 590건이 확인되며 유아와 지역사회 감염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남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멕시코에서는 같은 기간 943건의 감염에 51명이 사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영아였다.

브라질은 1634건, 페루 623건, 에콰도르 593건, 콜롬비아 318건 등 감염자 수가 지난 수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단감염은 대부분 보육시설과 가정 내에서 발생했으며, WHO는 "기침만 해도 쉽게 전파된다"고 경고했다.

방심하기 쉬운 일반 감기 증상과 달리, 백일해는 수주간 지속되는 발작성 기침이 특징으로, 조기 진단이 어렵다.

 

PAHO는 이번 확산의 근본 원인으로 '백신 공백'을 지목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동안 예방접종이 중단되면서 집단면역이 무너졌고, 그 틈을 타 백일해가 재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2021년 미주 지역의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3차 접종률은 81%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파라과이 등은 지난해에도 접종률이 하락세였다.

 

WHO는 "백일해는 발작성 기침이 시작되기 전 항생제로 치료하면 효과적"이라며, 조기 발견을 위한 PCR과 혈청검사, 균 배양검사를 권고했다.

또한 "1세 미만 영아는 증상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부모와 산모, 의료진 모두가 접종에 참여해야 감염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감염 증가세는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WHO는 "전 세계적인 경계 강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yeong@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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