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중국이 초대형 시장의 내수 기반과 과학기술 중심의 성장 동력을 앞세워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며, 한국 기업에 보다 장기적 시각으로 중국 시장을 다시 바라볼 것을 요청했다.
주한 중국대사 다이빙(戴兵, Dai Bing)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중민간경제협력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회복력과 개방 기조를 강조하며, “중국을 믿는 것은 내일을 믿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한국 기업인들에게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2일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날 열린 포럼에는 한국의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산업계와 학계, 기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다이빙 대사는 중국의 경제 구조 전환 과정과 중한 협력의 미래에 대해 심도 있게 설명했다.
그는 2024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134조 위안(약 18.95조 달러)에 달했다고 밝히며, 최근 몇 년간의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내수 중심 전환이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이빙 대사는 중국 경제의 경쟁력을 네 가지 측면으로 설명했다.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한 ‘시장 혜택’, 과학기술 투자의 지속 확대로 나타나는 ‘혁신 혜택’, 제도적 개방을 통한 ‘정책 혜택’, 마지막으로 완비된 산업 생태계 기반의 ‘협동 혜택’이 그것이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66.2%에 이르렀고, 향후 10년간 중산층이 8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급 소비재와 서비스 산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큰 시장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완전히 달라진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2024년 중국의 R&D 투자 규모는 약 5000억 달러에 달하며,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에너지차, 3D프린팅, 산업용 로봇 등의 생산량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는 등 기술 기반의 산업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이빙 대사는 “중국은 AI 기술 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전통 제조업과 AI의 결합을 통해 전면적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책 측면에서도 그는 중국의 관세율이 2001년 15.3%에서 2023년 7.3%로 낮아졌으며, 서비스업 개방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 의료, 인터넷, 통신, 문화 등의 분야에서 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빙 대사는 “외국 기업은 중국의 새로운 산업화 전략에서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공동의 성장 파트너”라며, “중국 정부는 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중한 경제·무역 협력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다이빙 대사는 “중국과 한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산업망과 공급망이 밀접히 연결된 동반자”라며, 2024년 양국 무역액이 3280억 달러로 5.6% 증가한 사실을 언급했다.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다시 중국의 제2위 무역 파트너 자리를 회복했다.
그는 “양국 간 경쟁이 다소 심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협력의 전략성과 상호보완성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을 향한 조언도 구체적이었다.
다이빙 대사는 “지금의 중국 시장은 과거처럼 빠른 수익을 기대하는 곳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을 내다보며 깊이 있는 전략이 필요한 곳”이라며, “중국 시장을 잃는다면 세계 전략의 균형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과 녹색 경제, AI와 바이오 산업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 중한이 공동 개발과 협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중한 FTA 2단계 협상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시진핑(习近平, Xí Jìnpíng) 국가주석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인을 접견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은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외국 기업의 최적 투자지”라는 국가 주석의 메시지를 다시 전했다.
강연 말미에 다이빙 대사는 참석한 한국 기업인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각각의 고민과 기대를 경청하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기회의 땅이며, 한국 기업이 보다 전략적이고 열린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함께 더 큰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