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9일 SNS에 퍼진 영상 속 인물은 붉은 눈시울로 “죄 없는 러브버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외쳤다. ‘러브버그 권리 위원회’라는 팻말을 들고 인터뷰하던 이 남성은 동물보호운동가 ‘고기영’으로 소개됐고,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66만 회를 넘겼다.
하지만 곧이어 또 다른 장면이 공유됐다. 고 씨로 알려진 이 인물이 러브버그가 얼굴에 붙자 “아 XX! 얼굴에 붙었어! XX 꺼져!”라며 욕설을 뱉는 모습이었다. 해당 이미지들은 SNS를 타고 급속히 퍼졌고, “이중적이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며 조롱이 이어졌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AFP 통신의 팩트체크 결과, 이 남성은 실존 인물이 아니었고, 영상과 사진 모두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짜였다. 사진 속 손가락은 여섯 개였고, 마이크에는 존재하지 않는 끈이 달려 있었다. 이미지를 제작한 인물은 SNS에서 AI 풍자 콘텐츠로 활동 중인 ‘릴 도지(Lil Doge)’였다.
릴 도지는 애초에 해당 게시물에 “실화를 바탕으로 AI가 만든 이미지”라고 설명했지만, 영상은 실제 인터뷰처럼 소비되며 SNS에서 확산됐다. 원래 영상엔 “러브버그 다 데려가서 한여름 보내라” “많이 보호해 주세요” 등 조롱 댓글이 달렸고, 영상의 감정적 연출에 속아 “진짜인 줄 알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AFP는 “AI 이미지에 흔히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신체 비율이나 왜곡을 확인하는 것이 조작 여부를 판단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