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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목)

[월간 <중국>-특별기획] 한 경제무역, 경쟁 넘어 ‘협력 시너지’로 미래 열어야

산업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中韓
경쟁 속 협력 기회
상호 보완적 강점 발휘해 ‘호혜 협력의 길로’

 

더지엠뉴스 - 월간 <중국> | 서로의 3대 무역 파트너이자 심도 있는 산업사슬을 공유하는 중한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는 마치 두 개의 바퀴처럼 함께 나아가 공동 발전을 이뤄야 마땅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제조업의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글로벌 산업사슬이 재편되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서 양국의 경쟁이 심화됐고, 미국이 핵심 분야에서 압박을 가하면서 양국의 협력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4일, 한국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중한 경제무역 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경쟁과 협력이 교차하는 가운데 양국은 어떻게 상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갈 것인가? 이는 실질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통해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산업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中韓
최근 중국의 대(對)한국 수출 품목 구조가 눈에 띄게 변화했다. 과거 중국이 한국에 수출한 제품은 대부분 장난감, 양말 등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적 상품에 집중됐으나 이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대한국 총 수출액은 1462억 29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기계 전자 제품이 721억 9700만 달러, 전체의 49.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화학 및 플라스틱 고무 제품의 수출액은 217억 달러로 전체의 14.87%를 차지했다. 이 데이터는 중국의 대한국 수출 품목이 산업망의 저부가가치 영역에서 벗어나 첨단 제조업과 첨단 기술 분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동시에 중한 산업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의 빠른 고도화에 따라 중한 양국은 반도체, 자동차, 전기, 전자 등 중고급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한 수출경합도지수(ESI, Export Similarity Index)는 2018년 0.354에서 2023년 0.522로 급등했다. 그 외에도 양국은 차량용 반도체, 라이다(LiDAR, 빛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고 물체를 감지하는 원격 감지 기술) 등의 핵심 부품 개발에 모두 100억 위안 (약 1조 9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산업 구조의 유사성 외에도 중한 수출 시장은 점차 동질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등 제3국 시장을 두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EU는 글로벌 주요 소비 시장으로 중한 양국의 공통적인 수출 목표국이다. 또한 동남아, 중동, 라틴 아메리카 등 신흥시장 역시 양국 기업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동시에 양국은 전자, 신재생 에너지 등 핵심산업에서 빈번히 맞붙고 있다. 특히 신에너지 자동차, 반도체 등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의 급성장은 한국 전통 우위 산업에 도전이 됐지만, 한국은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브랜드 프리미엄 등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분야의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특히 메모리칩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다. 2024년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두 대형 메모리칩 기업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의 19.5%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은 최근 일련의 정책 추진을 통해 반도체 연구개발 및 제조 능력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감소했고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도전이 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중한 반도체 산업의 ESI는 0.669에서 0.677로 상승했다. 이는 중한 반도체 산업이 기존의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에서 ‘경쟁적인’ 협력 관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쟁 속 협력 기회
비록 현재 양국의 산업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중한 산업 협력의 전략성과 호혜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중한 양자 무역 규모는 32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국으로 중한 무역 규모는 여전히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신에너지차 등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대한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1.84% 감소했지만, 수입액은 12.2% 증가했다. 이는 한국이 첨단기술 및 부품 분야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중한 양국은 화학, 자동차, 전자, 기계 등 분야에서 대규모투자, 높은 기술 수준, 현저한 파급 효과를 가진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호 연계된 분업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중한 산업망의 심도 있는 융합은 양국에 더 많은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디지털 경제,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의약, 녹색 저탄소 등 신흥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크다. 예를 들어 한국은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중국은 거대한 시장 규모와 산업 인프라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광저우(廣州)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연료 배터리 시스템 생산 기지를 건설했다. 한국은 배터리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중국은 신에너지차 제조와 시장 보급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양국은 배터리 기술 연구개발, 신에너지차 제조 및 시장 확장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


두 나라는 국경 간 데이터 이동,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 분야에서도 장점이 있다. 양국은 산업 혁신 성과를 공유하고 중국의 신형 인프라와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양국 간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분야에서 중한 양국은 빅데이터 랩을 공동 설립하고 데이터 표준화 제품을 출시하며 디지털 지능형 인큐베이터를 설립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AI가 광범위하게 활용되도록 추진할 수 있다.


상호 보완적 강점 발휘해 ‘호혜 협력의 길로’
“경쟁하면서 협력하고, 협력하면서 경쟁한다.” 중한 양국은 이 명제처럼 확장할 수 있는 협력 공간이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중한 양국은 흔들림 없이 호혜 협력의 길을 꾸준히 걸어야 한다.


중한 자유무역협정(FTA) 협력을 심화하고 국경 간 서비스 무역 개방 범위를 확대하며 투자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 양국의 상호 투자 편리성을 높여야 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산업망 취약점을 파악해 전자정보, 자동차 부품 등 분야에서 지역 산업 협력 플랫폼을 공동 구축해야 한다. 또 공동 입찰, 기술 공유 등을 통해 아세안과 중동 등 제3국 시장을 개척한다.


나아가 과학 기술 혁신 협력과 문화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양국은 첨단 기술 및 핵심 광물 분야에 집중하고, ‘중한 반도체 소재 공동 연구개발센터’를 공동 건설하며, 대형 실리콘 웨이퍼 등 분야의 축적된 기술을 통합할 수 있다. 또 리튬, 희토류 등 전략 자원에 대해서는 국경 간 비축 협력 메커니즘 및 공동 채굴 모델 구축을 모색할 수 있다.


한국은 반도체 칩 설계와 공정 기술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중국은 반도체 장비 연구개발과 핵심 소재 국산화에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양국은 반도체, AI, 양자 기술 등 첨단 분야의 우위를 상호 보완해 기술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공동 연구실, 기술 공유 등을 통해 기술적 장벽을 함께 돌파하고 혁신 플랫폼을 공동 구축해 연구 성과를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다.


한국의 성숙한 문화 콘텐츠 산업 운영 모델과 중국의 기술 응용 능력은 상호 보완적이다. 양국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가상 현실(VR) 기술을 공동 탐색하고 공연예술, 영화·TV 분야의 혁신적인 응용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문화 과학기술 산업 브랜드를 공동 창출해 문화산업의 혁신 발전과 글로벌 확산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중한 양국 지방 정부의 협력 의지를 충분히 이끌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중한 산업단지와 협력 시범 지구 조성을 추진해야 한다. 양국 지방 정부는 현지 기업들을 위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우대 정책 제공이나 인프라 개선 등 조치를 통해 양국 기업의 입주를 유도해 산업 클러스터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중한 지방 간 경제무역, 과학기술,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인재는 산업 발전의 핵심 요소다. 중한 양국은 교육, 연구 등 분야에서의 인재 교류 및 양성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학술 교류 활동, 교환 학생 프로그램, 공동 연구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 국제적인 시야와 전문 기술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간 인재 훈련과 교류를 장려해 기술과 경험의 전파 및 공유를 촉진해야 한다.


중한 양국은 글로벌 산업망 고도화 과정에서 경쟁 관계가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의약, 디지털 경제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폭넓은 협력의 전략적 기회가 존재한다. 이는 양국이 가진 뚜렷한 강점들이서로 시너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한 양국은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상호 보완적 강점을 극대화해 함께 성장하고 두 나라 경제무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야 한다.


글 | 리둥신(李冬新, 산둥대학 동북아학원 교수, 중일한 싱크탱크 네트워크 연구기지(웨이하이·威海)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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