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최근 LABUBU 인형을 둘러싼 소비자 열기가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넘나들며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팝마트(Pop Mart)가 한국과 영국에서 해당 제품의 오프라인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15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팝마트는 자사 공식 채널을 통해 LABUBU 봉제 인형 및 관련 키홀더 전 라인의 오프라인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현장 혼잡으로 인한 안전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최근 한국 내 일부 팝마트 매장에서 심야 대기행렬과 구매 과정에서의 충돌, 경찰 출동 등의 혼란이 이어진 데 따른 대응이다. 특히 일부 지점에서는 통제되지 않은 인파가 몰려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현장 질서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커졌다.

팝마트는 2018년 LABUBU 시리즈를 출시했을 당시만 해도 자사 대표 IP는 MOLLY, SKULLPANDA, DIMOO 등이었지만, 2024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LABUBU의 글로벌 인기 급등은 블랙핑크 멤버 리사(LISA)의 SNS 게시물을 기점으로 촉발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인스타그램에 THE MONSTERS 시리즈를 연달아 소개했고, 같은 시기 태국 왕실의 시리판와나리(思蕊梵娜瓦瑞, Sirivannavari) 공주가 파리패션위크에서 해당 인형을 에르메스 가방에 달고 등장하면서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후 리한나(Rihanna), 두아 리파(Dua Lipa) 등 세계적 팝스타들이 연이어 LABUBU를 공개석상에서 휴대하며,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고가 명품에 어울리는 트렌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인기가 높아질수록 구매 경쟁도 격화됐다. 지난 5월, 영국 런던의 스트랫퍼드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는 LABUBU 출시 현장에서 실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팝마트는 같은 달 해당 제품의 영국 판매 중단을 공식화했다.

팝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 스더(司德, Si De)는 실적 설명회에서 “2025년 1분기 미국 시장 매출이 전년도 전체 매출을 이미 돌파했다”며 “현재 미국 내 매장 수는 20개를 넘겼고, 가입 회원 수는 170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미국 내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 개장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편, LABUBU 열풍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자산 투자 시장에도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대표 사례로 ‘95년생 펀드매니저’로 알려진 펑화자산운용(鹏华基金)의 셰톈위안(谢添元, Xie Tianyuan) 매니저가 있다. 베이징 출신인 그는 자사 사무실에 LABUBU를 포함한 다양한 피규어와 수집품을 진열해 투자자와 소비자로서의 정체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2024년 2월부터 셰 매니저가 운용을 맡은 ‘펑화우셴후이바오(鹏华优选回报)’ 펀드는 전통 소비주인 주류·축산 비중을 낮추고 신소비주를 대거 편입했다. 특히 팝마트 주식은 3만 6868주로 편입 종목 중 최대 비중을 차지했으며, 같은 펀드에는 마오거핑(毛戈平), 아이잉스(爱婴室), 중촹(中宠股份) 등 소비 테마 종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실제로 2024년 초부터 시작된 팝마트 주가 상승세는 2025년 6월 13일 종가 기준 12배 이상 폭등하며 총 시가총액 3600억 홍콩달러(약 62조 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