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전쟁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직격탄처럼 번지며 한국 증시가 하루 만에 역사적 폭락을 기록했다. 이틀 사이 20% 가까이 밀린 코스피는 공포 매도가 몰린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중동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한 장세로 나타났다.
5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한국거래소 집계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8.37포인트(12.06%) 급락한 5093.54에 장을 마쳤다. 전날 하락률 7.24%에 이어 이틀 동안 19.3% 급락하면서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하락폭은 코스피 역사상 최대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01년 9월 11일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 12.02% 하락이었다. 불과 하루 만에 이 기록을 넘어서는 급락이 발생했다.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시장 안전장치도 연이어 작동했다. 프로그램 매도호가를 일시 중단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이틀 연속 발동됐고, 이후에도 낙폭이 확대되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0분 동안 거래를 멈추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확산이 핵심 촉발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반격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고, 이라크의 원유 감산 결정과 대형 사모신용시장 불안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특히 최근 상승 폭이 컸던 한국 증시로 매도세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급등 이후 되돌림 성격이 강한 조정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현금화를 먼저 진행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공포 매도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도체 기업 실적 전망 등 기본적인 기업 이익 구조가 훼손된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과거 코스피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사례는 총 여섯 차례였고, 이후 5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3.4%, 20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7.7%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역시 긴급 보고서를 통해 전쟁 변수로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수 있으나 현재 주가 하락 폭은 기업 이익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증권사는 주도주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을 언급했다.
반면 환율과 금리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경우 한국 증시는 신흥국 가운데서도 타격이 큰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동 사태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흔들리면서 아시아 외환시장에도 충격이 전달됐고, 이 흐름이 외국인 포지션 재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외환시장과 미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격과 관계없이 자산 비중을 축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