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평화 기자 | 중국 외교부 쑨웨이둥(孙卫东, Sun Weidong) 부부장이 베이징에서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을 공식 접견하고, 양국 간 전략적 소통 재개와 실질 협력 복원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2일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방중은 김성환 동아시아재단 이사장이 주도했으며, 대표단에는 한국 국회의원, 전직 고위 외교관, 안보 전문가, 학계 인사들이 포진했다. 중국 측은 중한 관계, 지역 및 국제 정세, 한중일 협력 구도 등 다양한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쑨웨이둥 부부장은 회담에서 “중한 관계는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라며 “양국은 전략적 소통을 복원하고 정치적 신뢰를 심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부 간 고위급 전략대화, 외교·안보 2+2 회의, 1.5트랙 교류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단은 이번 회동에서 한중 간 실용적 외교 복원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기술안보 협력, 대북 전략 공조, 인적 교류 확대 등 핵심 의제들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현지에서는 중국 공산당 산하 외교연구기관과의 별도 비공개 간담회도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 보도문에서 김성환 대표단의 방중을 “양국 간 전략적 상호 이해 증진과 외교 채널 재가동을 위한 실질적 조치”로 규정했다. 특히 중한 양국이 지난 2024년 6월 서울에서 처음 개최한 부부장급 외교·안보 2+2 회의를 언급하며, 당시의 합의를 민간 채널을 통해 후속 실행하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방문은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의 사전 조율 성격도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측은 1.5트랙 외교를 통한 정무·학술 복합 대화를 강조하며, 한중 간 중단됐던 고위급 교류의 재개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한 관계가 미중 전략 경쟁 속 복잡한 환경에 놓인 상황에서, 민간·의회·학계가 결합된 이번 대표단의 방문은 정부 간 공식 채널과 병행하는 ‘외교 다중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