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TV, 성상납 파문으로 존폐 위기…80개 기업 광고 중단 선언

[더지엠뉴스] 일본의 민영방송사 후지TV가 연예인 성상납 파문으로 대규모 광고주 이탈과 정부 조사를 맞으며 존폐 위기에 몰렸다. SMAP 출신 인기 연예인 나카이 마사히로의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후, 후지TV가 이를 묵인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19일 일본 주간지 여성세븐의 보도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후지TV의 고위 간부가 지난 3년 동안 자사 여성 아나운서들을 나카이 마사히로에게 성상납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한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회사에 신고하고, 나카이 측으로부터 9000만 엔(약 8억 2000만 원)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사태가 커지자 나카이는 지난 9일,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실상 성상납 의혹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합의가 성립됐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사회는 이에 대한 후지TV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특히, 토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대기업 80여 곳이 후지TV 광고 중단을 선언하면서 회사 경영진은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후지TV의 매출 중 40%를 차지하는 광고 수익이 급감할 위기에 놓이며,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 투자펀드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4일 후지미디어홀딩스에 서한을 보내 진상 조사를 요구했고, 일본 정부 또한 후지TV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후지TV는 지난 17일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으나, 언론 취재를 거부하는 등 미흡한 대응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NHK를 비롯한 일본 주요 방송사들은 나카이의 출연을 중단했으며, 일부 프로그램은 편성에서 제외됐다. NHK는 "나카이가 출연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TBS와 니혼TV도 관련 조치를 취한 상태다.
후지TV의 위기는 일본 사회에서 방송사의 윤리적 책임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조속한 조사를 통해 시청자와 광고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후지TV의 위기는 단순한 연예계 스캔들을 넘어, 일본 미디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