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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1 (일)

비야디 가격 인하에 자동차업계 긴장 고조

일주일 새 10개 기업 가세…정부 “무의미한 가격경쟁, 승자 없다”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 자동차 시장이 다시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비야디를 시작으로 일주일 새 10개 이상 업체가 동시다발적인 가격 인하 경쟁에 돌입하면서, 산업 전반의 수익성 구조와 정책 방향에 중대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31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공정한 경쟁질서 수호와 업계 건강한 발전”을 목표로 삼는 공동 제안을 발표했다. 이 제안은 지난 23일부터 비야디가 주도한 대규모 할인 행사로 인해 다수 자동차 기업이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공개됐다.

 

협회는 일부 자동차 브랜드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주도하자 경쟁사들이 이를 모방해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러한 ‘내부 경쟁(内卷)’이 단기적 반사이익은 있을 수 있으나 전체 시장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도 협회의 입장에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부처 관계자는 “이번 자동차 업계의 ‘가격 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비정상적인 경쟁을 엄격히 규제할 의사를 밝혔다.

 

2025년 초부터 자동차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경쟁 양상을 보여왔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합회(乘联会)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초에는 수요가 회복되며 과도한 가격 인하 움직임이 잦아들었고, 이에 따라 ‘내부 출혈 경쟁’도 다소 진정된 상태였다. 실제로 4월 기준, 전체 시장에서 가격을 인하한 모델은 14종에 그쳐 전년 동기(41종)나 2023년 동기(19종)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5월 하순, 비야디가 전격적으로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면서 다시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23일 비야디는 두 개의 핵심 판매 라인업인 왕차오(王朝)와 하이양(海洋) 시리즈에 속한 총 22개 지능형 주행 차량에 대해 최대 5만3000위안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한정 기간 프로모션을 전격 발표했다.

 

하이양 시리즈의 10개 모델은 ‘일괄가’ 형식으로 최저 5.58만 위안에 판매되며, 이 가운데 하이바오07DM-i는 기존가 대비 5.3만 위안이나 낮아진 10.28만 위안으로 책정됐다. 왕차오 시리즈도 12개 모델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며, 최대 할인폭은 3.2만 위안이었다.

 

뒤이어 지리자동차도 즉각 반응했다.

26일, 지리 갤럭시 브랜드는 ‘백만 갤럭시 한정 할인가’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하며, 일부 모델의 판매가를 최대 9000위안 낮췄다. 주력 모델인 싱위안은 5.98만 위안, 갤럭시L7 EM-i는 9.98만 위안으로 조정됐다. 같은 날 즈지자동차(智己)는 대표 SUV LS6의 판매가를 4.5만 위안 인하해 19.49만 위안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날인 27일, 치루이자동차는 아예 계열 전 브랜드를 대상으로 30개 이상 모델에 공장 보조금 명목으로 최대 5.5만 위안까지 가격을 낮췄다. 상하이룽웨이, 링파오, 상하이GM, 광저우아이안 등도 이 흐름에 잇따라 동참했다.

 

일주일 만에 10개 가까운 브랜드가 ‘가격 전쟁’에 뛰어들었다.

 

파급력은 주식시장에도 즉각 나타났다.

비야디가 할인 정책을 발표한 직후인 24일, 홍콩 증시의 자동차 관련 종목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고, 비야디 주가는 8% 넘게 떨어졌다. 모건스탠리는 해당 발표를 두고 “이번 공식 선언은 단순한 가격조정이 아닌, 유통 현장의 압박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주가가 근본적인 펀더멘털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가격 경쟁 격화는 투자자의 비관적 전망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부품공급망과 유통 네트워크 전반도 이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이번 성명에서 "과도한 가격 인하가 지속될 경우, 산업 전반의 이익률이 더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현시점에서 자동차 산업은 단기 점유율 확대보다는,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경쟁구조를 복원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승용차연합회 쑤이둥수(崔东树) 비서장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지표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자동차 업계의 전체 평균 판매이익률은 4.3%에 불과했다. 2025년 1월부터 4월까지도 이익률은 4.1%에 머물며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과거 수년간 축적된 경쟁 압력과 비용 구조의 왜곡이 누적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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