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완석 기자 | 미국에서 한때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감염병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의료계는 특정 주를 중심으로 급격히 퍼지고 있는 확산세에 비상이 걸렸다.
9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보고된 감염 사례가 150건을 넘어섰다.
이는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문제가 된 주는 텍사스로, 전체 환자의 4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백신 접종률이 낮아진 점과 지역 내 보건 당국의 대응 지연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텍사스에서는 어린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으려는 부모들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종교적·철학적 사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비의무 면제자’가 10년 전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에서 이 감염병은 2000년대 초 공식적으로 박멸 선언이 내려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백신 불신과 음모론의 확산,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보건당국에 대한 신뢰 저하가 맞물리며 방역의 빈틈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뉴욕, 일리노이, 플로리다 등에서도 산발적으로 유사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어린이 환자들이 다수를 차지해,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긴급 폐쇄도 이어졌다.
CDC는 모든 주 정부에 긴급 대응체제를 가동하라고 요청했고, 예방 접종 미이행 아동에 대한 등록 제한 권고도 내려졌다.
의사협회는 “공중보건에 대한 믿음이 무너질 경우, 이 같은 상황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내 백신 반대 운동을 이끄는 단체들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선택권”을 주장하며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이에 따라 의료계와 시민사회의 갈등도 격화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