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향한 글로벌 자본의 시선이 급격히 모이고 있다. 최근 집계된 누적 투자 규모가 10억 달러 선을 넘어서며, 시장에서는 이 흐름을 휴머노이드 로봇의 ‘아이폰 모먼트’에 비유한다. 기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산업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KIC중국에 따르면 대규모 투자는 단순한 로봇 하드웨어 개발이 아니라 범용 플랫폼 경쟁을 전제로 이뤄지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특정 용도의 기계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생태계를 포괄하는 핵심 인프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이른바 ‘아이폰 모먼트’라는 표현은 기술 완성도보다 산업 구조 변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스마트폰이 단말기 자체보다 운영체제와 앱 생태계를 통해 산업 지형을 바꿨듯,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데이터·서비스 결합 모델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의 방향도 이러한 구조를 반영한다.
투자 자금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로봇 운영체제, 시뮬레이션 플랫폼, 핵심 부품 기업으로 빠르게 분산되고 있다. 단일 완성품 제조사에 집중되기보다는, 향후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 축적 영역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양상이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장기 레이스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구조적 이점을 갖는 시장으로 거론된다. 대규모 제조 인프라와 공급망, 인공지능 연구 역량, 풍부한 실증 환경이 결합돼 기술 검증과 양산 전환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실험실 단계 기술을 빠르게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내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분명하다. 인공지능과 첨단 제조, 로봇 산업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기술 자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는 이러한 정책 환경과 맞물리며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 적용 측면에서도 중국 시장은 초기 수요 창출이 용이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제조, 물류, 에너지, 공공 서비스 등 로봇 도입 수요가 존재하는 영역이 넓고,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이는 투자 회수 구조를 장기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다만 ‘아이폰 모먼트’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도 존재한다. 기술 안정성과 비용 구조, 대규모 상용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단기적인 시장 폭발을 기대하기보다는, 플랫폼 주도권과 생태계 선점을 둘러싼 중장기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10억 달러를 넘어선 투자는 하나의 분기점을 의미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래 가능성의 영역에서 벗어나, 자본과 산업 전략이 본격적으로 결합되는 단계로 이동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기술 실증과 산업화의 시험장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