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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5 (금)

휴대폰 침대 충전, 8살 아이 온몸을 태웠다

침대·목걸이·멀티탭이 만든 감전의 덫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침대에서 휴대폰을 충전한 채 잠을 자던 8살 소년이 목걸이 때문에 강한 전류에 노출돼 전신 화상을 입을 뻔한 사고가 미국에서 보고됐다. 전원이 연결된 충전기와 금속 액세서리, 침구가 한 공간에 겹쳐질 때 아이들이 얼마나 큰 위험에 놓일 수 있는지 드러난 사례다.

 

5일 미국 피플과 12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에 사는 로렌조 로페즈(8)는 지난달 밤 침대에서 잠을 자던 중 감전을 당했다.

 

당시 로렌조는 침대 위에서 휴대폰을 충전해 두고 잠들어 있었고, 충전기는 멀티탭에 느슨하게 꽂힌 상태였다.

 

잠결에 몸을 뒤척이던 로렌조의 목에 걸려 있던 금속 체인 목걸이가 멀티탭과 충전기 플러그 사이 틈으로 들어가면서 전기가 통했고, 강한 전류가 목을 타고 흘렀다.

 

목 주변으로 강한 열감이 올라오자 로렌조는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온몸에 힘이 들어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겨우 손을 뻗어 목걸이를 잡아당겨 떼어낸 뒤에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었고, 그제야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로렌조의 어머니 커트니 팬들턴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이가 제때 목걸이를 빼내지 못했다면 감전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는 설명을 의료진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로렌조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화상 부위 치료를 받았고, 손상된 피부를 메우기 위한 피부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의료진은 회복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약 2주가량 입원 치료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턴은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고 경위를 공개하며, 아들의 경험이 다른 아이들에게 같은 위험을 막는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침대 주변에 스마트폰과 충전기, 멀티탭을 두는 습관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며, 아이 방에서는 특히 전자기기를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둘 것을 부모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미국에서는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도 16세 소년 레이스 오그달이 침대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던 중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가 충전 플러그에 닿으면서 감전에 노출돼 중상을 입었다.

 

이 소년은 턱부터 쇄골까지 목 전체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상처 자리에는 십자가 모양 자국이 남았으며 손상 부위는 자연 회복이 어려워 결국 피부이식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침대·욕실 주변 스마트폰 충전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잇따랐다.

 

이탈리아에서는 10대 소녀가 욕조에서 목욕을 하며 충전 중인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기기를 물에 떨어뜨려 감전으로 숨졌고, 베트남에서는 손상된 충전 케이블을 테이프로 감싸 억지로 사용하던 10대 소년이 감전에 사망한 사건이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침대에서 충전하는 습관이 감전뿐 아니라 화재 위험까지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충전 과정에서는 기기와 충전기에 열이 발생하는데, 이불·베개·담요 같은 침구류는 열을 가둬 내부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환경을 만든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기기 내부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가 배터리 과열이나 충전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일부 상황에서는 불꽃이 발생해 화재로 번질 수 있다.

 

침대에서 충전을 할 때 플러그가 콘센트에 끝까지 밀착되지 않거나 접촉이 불완전한 경우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플러그가 느슨한 상태에서는 미세한 전기불꽃이 반복적으로 튀기 쉬운데, 여기에 금속 액세서리나 땀·물기 등이 닿으면 전류가 몸으로 흐르며 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는 체구가 작고 체내 수분 비율이 높아 성인보다 전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같은 전압에서도 더 큰 피해를 입기 쉽다.

 

정품 충전기를 사용하는지 여부도 전기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시중 고속충전기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표시 사항을 점검했을 때, 4개 제품이 안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충전기 구조와 절연 상태가 불량하면 과열과 누설 전류가 발생하기 쉽고, 작은 자극만으로도 감전이나 발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값싼 비정품 충전기를 무심코 쓰다가 중대한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중국 장시성의 한 음식점에서는 저가 충전기를 이용해 매장 콘센트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던 10대 소년이 감전으로 숨진 사건이 보고됐고, 현지 조사에서는 충전기 내부 구조와 절연 상태가 매우 취약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전기가 흐르는 부분에는 아이들이 손을 대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물기가 있는 손으로 콘센트나 충전기를 만지지 않게 하고 금속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충전 중인 기기를 가지고 놀지 않도록 보호자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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