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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7 (일)

中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전쟁 주도권 잡았다 [산업 트랜드 56]

장시·장쑤·후베이 기업들 원가 절감 앞세워 韓·日 추격…시장 재편 뚜렷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단순한 수출 증가를 넘어 가격 결정권까지 쥐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중심축이 바뀌는 신호탄이란 평가가 나온다.

 

25일 중국 반도체 산업협회 및 다수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형성에 있어 중국 기업이 ‘가격 선제 제시자(first mover)’ 역할을 맡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장시(江西, Jiangxi), 장쑤(江苏, Jiangsu), 후베이(湖北, Hubei)성에 집중된 중소형 메모리 팹(fab)과 설계기업들이 기존 글로벌 가격 대비 10~15% 낮은 단가로 연쇄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기업 중 하나는 창신메모리(长鑫存储, CXMT)다.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강 체제에 도전하는 유일한 중국계 기업으로, 올해 1분기 기준 월간 생산량이 10만 장을 돌파했다.
여기에 후베이 지역의 또 다른 팹 운영사인 옌신반도체(研芯半导体, Yanxin Semiconductor)는 중저가 낸드 제품을 유럽 및 동남아 시장에 대량 공급하며, 비브랜드 중심의 소비재 전자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기술적 자립성과도 연결된다. 화웨이는 자체 스마트폰 브랜드 ‘메이트(Mate)’ 시리즈에 들어가는 LPDDR 메모리를 CXMT와 공동 설계하고 있으며, 저장(浙江, Zhejiang)의 디징커지(地晶科技)는 자동차용 낸드 모듈을 국산화하면서 테슬라 중국 조립 라인에 일부 공급을 시작했다.

 

가격 주도권 확보는 중국 내 공급망 안정화 전략과도 직결된다. 현재 중국은 반도체 완전 자립을 위한 ‘전국 산업클러스터 구획 계획’에 따라 5대 권역을 중심으로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통합하는 체계를 가속화하고 있다.
장쑤성 쑤저우와 우시 일대는 메모리 집중 클러스터로 지정돼, 정부가 장비 및 소재 국산화율 70% 이상을 목표로 투자를 집행 중이다.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와 트렌드포스(TrendForce) 등의 시장조사업체는 “중국 제품의 가격 선도가 분기별 평균가격 형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기존 한국·미국 주도의 가격 협상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은 생산 규모 확대와 정부 지원을 전제로 한 결과”라며 “현 시점에서는 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나, 고부가 제품군 진입도 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CXMT는 EUV(극자외선) 장비를 제외한 전공정 라인에서 10나노급 생산을 실현하고 있으며, 일부 국내 장비로의 대체 시험도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후베이의 융치반도체(容器半导体, Rongqi Semiconductor)는 저전력 낸드 시장에서 미국 스마트가전 ODM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가중대과학기술프로젝트(02전략)’의 일환으로 중점 지원을 지속 중이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가격 주도권 확보는 단기간 수익보다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상력’을 키우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한국, 일본, 대만이 구축해온 반도체 생태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지금, 중국은 가격·속도·조달 안정성을 내세운 전방위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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