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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5 (월)

A주 반도체 인수합병 급제동, 왜 멈췄나

반도체·테크 기업 줄줄이 인수 포기

 

더지엠뉴스 김완석 기자 | 연말을 앞둔 A주 시장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인수합병 시계가 잇따라 멈춰 섰다.

주가 급등과 정책 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거래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빠르게 수면 위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15일 중국 자본시장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 신위안구펀(芯原股份)은 칩 설계 자회사 신라이즈룽(芯来智融) 지분 97.0070% 인수 계획을 전날 공식 철회했다.

해당 거래는 대상 회사 경영진과 거래 상대방이 제시한 핵심 요구 사항이 시장 환경과 정책 기조, 기존 주주 이익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중단됐다.

 

이번 결정은 최근 A주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인수합병 중단 흐름’의 상징적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11월 중순 이후 12월 중순까지 한 달 사이, 반도체·의약·화학·정보기술 등 주요 산업에서 20곳 이상의 상장사가 대형 자산 재편 계획을 중도에 접었다.

 

반도체 업종은 이 가운데서도 중단 사례가 특히 집중된 영역으로 꼽힌다.

하이광정보와 중커수광은 10일, 수백억 위안 규모로 추진되던 흡수합병 계획을 동시에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는 거래 관련 핵심 사안이 예정된 시간 안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시 직후 중커수광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불러왔다.

 

이후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양측은 상장사 독립성을 유지한 채 협력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광정보는 CPU와 DCU 칩 설계에 집중하고, 중커수광은 서버·네트워크·소프트웨어·연산 서비스와 액체냉각, 저장 기술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구분했다.

 

신위안구펀 외에도 디아오웨이, 스루이푸 등 복수의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들이 유사한 시점에 인수 계획을 접었다.

디아오웨이는 상하이 롱파이반도체 지분 100% 인수를 추진했으나 거래 구조와 가격, 실적 약정에서 합의에 실패했다.

 

스루이푸의 경우, 인수 계획 발표 후 불과 보름 만에 “중대 자산 재편 조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차를 종료했다.

짧은 시간 안에 결론이 난 점은 시장의 변동성이 얼마나 빠르게 거래 전제를 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됐다.

 

반도체 외 산업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스마트 하드웨어 기업 지에메이테는 서버와 인공지능 관리 소프트웨어 사업 확장을 위해 추진하던 인수를 반년 만에 철회했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중단 사유는 ‘핵심 조건 합의 실패’와 ‘시장 환경 변화’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특히 기업 가치 산정 방식과 거래 대가 구조가 가장 큰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수 측은 보수적 가치 평가와 시너지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는 반면, 매도 측은 프리미엄과 현금 비중 확대를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비상장 기술 기업이나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한 자산의 가치 산정이 협상의 최대 난관으로 부상한다.

 

올해 A주 시장에서 인수합병 발표는 단기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장기 흐름에서는 거래 성사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하이광정보는 합병 추진 기간 동안 주가가 50% 넘게 상승했고, 장중 기준으로는 한때 두 배 이상 뛰었다.

 

신위안구펀 역시 인수 계획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처럼 주가가 먼저 크게 움직인 상황에서 기존에 합의된 거래 조건이 한쪽에 불리해지는 순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기술 성장주 중심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는 한, 인수합병을 둘러싼 가격·성과·지배구조 논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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