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김평화 기자 | 한국 국회 관련 행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며 외교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가 축적해온 외교 질서와 한중 수교의 법적 토대를 동시에 흔드는 사안으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선 긋기가 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중국 측은 해당 발언을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닌 명백한 외교 원칙 위반으로 규정하며, 한국이 스스로 확인한 수교 합의의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외교 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국 야당 소속 의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주한국 타이베이 대표부’ 관계자가 “한국 정부가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은 반드시 중화인민공화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중국은 이 발언이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오랜 시간에 걸쳐 합의한 외교적 전제라는 점을 중국 측은 강조해왔다.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존재하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일부라는 인식은 유엔 체제와 각국의 외교 관계 속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돼 왔다.
중국 정부는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 수립을 중국을 대표하는 합법 정부의 확정 시점으로 본다. 이는 국가 주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동일한 중국이라는 국제법 주체 아래에서 정권이 교체된 것으로, 주권과 영토 범위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는 논리다. 이 같은 인식에 따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대만을 포함한 전 중국 영토에 대한 주권을 행사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971년 제26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 제2758호 역시 이러한 입장을 국제사회 차원에서 제도화한 사례로 거론된다. 해당 결의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유엔 내 모든 권리를 회복시키고, 대만 당국의 이른바 ‘대표’ 문제를 정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후 대만 관련 국제 논의의 기준점으로 작동해 왔다.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 또한 이 원칙과 맞닿아 있다. 1992년 체결된 중한 수교 공동성명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존재하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명확히 포함돼 있다. 중국은 이 문구가 정치적 선언을 넘어 수교의 전제이자 양국 관계 운영의 기본 틀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순수한 내정 사안으로 규정하며, 어떤 국가든 어떤 형태로든 대만 지역과 공식 관계를 발전시키거나 정치적 의미를 지닌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특히 입법기관 소속 인사나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공인이 대만 측 인사와 접촉하거나 이를 제도권 행사로 격상시키는 움직임은 중대한 외교적 함의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측은 한국 국회의원이 민의를 대표하는 공식 신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 측 인원 초청이나 왕래가 갖는 정치적 신호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아울러 일부 정치세력이 대만 문제를 활용해 이른바 ‘중국 카드’를 꺼내 드는 시도는 중한 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배치된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중 관계는 정상 간 공감대 이행을 바탕으로 협력 분위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이러한 흐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수교 당시 확인된 외교 원칙과 합의가 일관되게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