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글로벌 저장장치 시장이 올해 초부터 이어진 강한 가격 상승세 속에서 다시 흔들리고 있다. 공급 구조가 팽팽하게 조여진 가운데 주요 제조사의 실적 부진이 겹치며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조정이 나타난 배경에는 주요 기업의 단기 충격과 빠르게 쌓이는 수요 변동이 동시에 맞물리며 가격 판단의 기준선을 흐리게 만든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16일 중국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주 저장장치 관련 종목은 14일 장 초반부터 크게 밀리며 여러 종목이 두 자릿수 조정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저장장치 제조사 알키시아가 최근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밑돌며 글로벌 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산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이 시장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 고정 단가 계약과 시차 효과로 인해 가격 상승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과도기적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알키시아의 회계 분기 기간이 7월부터 9월까지였던 만큼, 실제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9월 이전의 계약 물량 비중이 컸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저장장치 가격은 2분기부터 완만히 오르기 시작해 3분기에 들어서며 본격적인 상승 구간에 진입했다.
미국과 한국의 주요 제조사는 올해 초반부터 개별 품목의 인상폭을 넓혔고, 일부 기업은 제품군 전체를 일괄 조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과 AI 기반 시스템 전환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집중되자 시장에서는 특정 제품의 단기 공급 부족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DRAM과 NAND 제품군 전반에서 가격대가 지난해 대비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일부 품목은 연초 대비 여러 배의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대형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기업용 SSD 제품군은 가격 상승과 발주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주요 제조사 실적에 반영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알키시아는 올해 10월 이후의 시장 흐름을 근거로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보고서에서는 10월부터 12월까지 모든 응용 분야에서 NAND 가격이 순차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며, AI 연산과 서버 교체 수요가 핵심 동력으로 지목됐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수요의 강도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 병목과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일정 수준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버용 저장장치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종 수요가 예측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달리 중국은 안정적 전력망과 공급 기반을 바탕으로 데이터 인프라 확장 속도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제시되고 있다.







